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22일 만났다.

유 대표가 이날 오전 신임 인사차 국회 민주당 대표실로 손 대표를 찾아온 것이다. 오손도손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4.2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신경전도 오갔다.

국민참여당은 4.27 재보선에서 김해을을 전략지역으로 꼽고 원내진출 교두보로 삼고 있다. 24일 김해로 내려가 당대표가 현지에 머물며 선거를 총력 지원할 예정이다. 원내 의석 한 석도 없는 참여당으로서는 사활을 걸만큼 절박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 두 사람의 개인적인 친분을 생각하면 손 대표가 유 대표에게 김해을을 양보할 것도 같지만 당내 역학구도와 다른 야당, 시민사회가 함께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결단이 쉽지 않은 지역이다.

손 대표는 유 대표가 대표실로 들어서자 정다운 친구를 맞듯 "어서 오세요"라고 반갑게 맞았고, 유 대표도 "민주당을 제일 먼저 찾아오고 싶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서도 "우리는 하나다"라며 말랑말랑한 덕담을 주고 받았다. 또 구제역과 물가 상승, 전세난 등 민생 현안과 정권교체를 앞두고 두 당의 역할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어 4.27 재보선 야권연대 후보 단일화로 화제가 넘어갔다.

손 대표는 "유시민에 대한 기대가 크니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국민의 기대는 야권 민주진보세력이 하나가 되라는 것이니까 유대표가..."라며 야권연대에 대한 유시민 대표의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자 유 대표는 "저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손 대표께서 제1야당 대표의 큰 리더십으로 잘 이끌어주고 다른 야당 잘 보듬어주고 그렇게 해서 모든 어려운 일을 잘 타개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비공개 면담에서도 야권연대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좋은 분위기 속에서 두 분이 덕담을 주고받았고, 현안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차 대변인에 따르면, 유시민 대표는 권연대와 관련해 "결국은 정치는 국민이 결정한는 것 같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이 주관할 때 잘 될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의 말이 좀 날카롭더라도 넓은 가슴으로 포용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손 대표는 "그렇다. 그런 생각이라면 못 이룰 것이 없다. 제1야당의 역할을 포괄적으로 하겠다. 우리는 하나고, 운명체"라고 화답했다.

한편 시민사회는 전날 4.27 재보선 중재안을 내놓고 이날까지 입장을 밝히라고 최후통첩했다.

민주당은 이날 밤 12시까지 중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최종 결심이 쉽지 않아 진통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차영 대변인은 "민주당은 모든 선거를 패키지로 결정할 것"이라며 "그러나 결심하기기 쉽지 않다"고 막판 고심이 심각함을 내비쳤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