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KBS 수신료 인상 '갈지자'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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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KBS 수신료 인상 '갈지자' 행보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1.06.23 10:4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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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새 입장 급선회... 본회의 처리에서 실력저지로 기류 변화
▲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본청 6층 문방위 회의장 앞에서 열린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전날 KBS 수신료 인상안을 상임위 소위에서 날치기한 한나라당을 강력 규탄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민주당이 KBS 수신료 인상을 둘러싸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KBS가 요구한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밤 사이 실력 저지라는 강경 입장으로 180도 급선회했다.

지난 22일 민주당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와 회담을 가진 뒤 국회 정론관에 들러 "24일, 28일 오전에 걸쳐 KBS 사장 출석 하에 KBS 수신료 인상을 위한 선결조건과 KBS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법을 상정해 논의한 뒤 28일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 수석부대표는 '선결조건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것을 요구하고, 본회의 처리를 물리적으로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강행 처리를 하더라도 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

따라서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한나라당의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사전 양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날만 해도 김재윤 문방위 간사는 상임위 회의실 점거 등 강경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처럼 민주당의 오락가락 갈지자 행보에 대한 언론의 질책과 비판 여론이 일자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23일 긴급 점검에 나서 입장을 재정립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예정된 고위정책회의를 연기하면서까지 최고위-문방위 연석회의를 열어 KBS 수신료 인상 문제를 둘러싼 당의 혼선을 치유했다. 이 과정에서 김진표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상처를 입었다.

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는 "지금은 고물가 등으로 중산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전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준조세적 성격을 지닌 KBS수신료 인상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를 간접적으로 질책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대변인은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문방위 연석회의 직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최고위는 선결조건이 갖추어지지 않는 한 KBS수신료 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조치가 선행될 때 수신료 인상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선결조건은 공영방송 KBS의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편성 자율성) 확보, 여론조사, 국민적 합의기구 설치 등 인상안 처리 전에 국민의 동의를 얻기 위한 5가지 선행 조건을 일컫는다.

이 대변인은 "KBS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프로그램 편성의 자율성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오면 그때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국민의 입장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이 아닌 '제도적 장치'를 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는 사실상 불투명졌다.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강행 처리에 나설 경우 물리적 충돌 등 큰 진통이 예상된다.

이용섭 대변인은 "KBS 수신료 인상은 문방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진로와 국민 입장에서 크게 판단할 사안"이라며 "KBS 사장이 국회에 출석해 그럴 듯한 말을 하더라도 제도적 뒷받침이 안 되면 수신료 인상에 반대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수신료 인상안 저지를 위해 몸싸움을 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일방적 처리를 시도한다면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국민과 함께 몸을 던져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밤 사이 입장이 바뀐 이유를 묻자 "정치는 의사의 처방과 같다. 환자의 상태가 달라지면 처방도 달라지는 것"이라고 완곡하게 답했다.

민주당의 입장 변화에는 이날 아침에 있었던 야4당 원대대표 회담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 공조와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손학규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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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통팔달 2011-06-24 10:15:59
저러니 야당을 어떻게 믿냐고? 하루아침에도 마음이 열두번도 넘게 바뀌는 갈ㄴ새같은 존재인데.
진짜 오락가락하내.

니캉내캉 2011-06-23 12:48:46
한나라당 2중대 소리 안들을려면 앞으로 똑바로 해. 무슨 개떡같은 협상을 해갖고 국민
을 헷갈리게 만드냐? 더위 먹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