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진중공업 노동자 인권유린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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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진중공업 노동자 인권유린 인권위 진정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1.06.29 10:5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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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장인 저의 남편을, 애기 아빠를 지켜주세요!"
한진중공업 파업 노동자들의 인권 유린이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최근 파업현장을 진압하면서 85호 타워크레인 전기공급을 끊고 화징실 사용 등 기본적인 인도적 요구도 봉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은 국가인권위에 긴급 구제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29일 오전 국회 문방위 회의실에서 최고위-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어 한진중공업 사측의 노동자에 대한 심각한 인권유린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요청하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에 내기로 의결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금 13명의 해고노동자들이 고공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85호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는 김진숙씨는 여성이다. 지금 사흘째 먹고 마시고 자고 배설하는 일체의 기본적인 인간의 생명권 자체를 부정당하고 있다. 엊그제 그 고공의 위험하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진중공업이 전기마저 끊었다"며 "노노동자들에게 최소한 기본적인 인권보장을 민주당이 앞장서서 확보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 국민은 재벌 대기업에 의해 노동자 인권유린이 이렇게 자행되도 좋은지 묻고 있다. 전쟁 포로도 이렇게 대우받지는 않는다"며 "한진중공업은 먹고 자고 배설하고 인간의 최소한의 인도적 요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85호 타워크레인에서 6게월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에 대한 걱정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타워크레인에는 김 지도위원을 지키기 위해 한진중공업 노동자 12명이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측은 지난 27일 타워크레인에 대한 전기 공급을 끊은 상태다.

사흘째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40미터 높이의 아슬아슬한 타워크레인에서 먹고 자는 것이 부실한데다 화장실도 없는 곳에서 칠흑 같은 밤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전쟁포로만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대해 인권위가 조사하고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진정을 내기로 의결했다"며 "어제 인권위 장향숙 위원에게 긴급 구제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가인권위 부산사무소에서 한진중공업 노동자 인권 유린 사태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범한 가장인 저의 남편을, 애기 아빠를 지켜주세요!"

▲ 한진중공업의 대규모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산 영도조선조 내 85호 타워크레인. 화장실도 없는 이곳에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비롯해 10명 안팎의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사측이 전기 공급까지 끊어 심각한 인권 유린 논란이 일고 있다.
ⓒ 데일리중앙
또한 한진중공업 사태의 당사자인 해고자 및 가족들은 민주당 최고위회의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진중공업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며 사회적 관심을 호소했다.

해고자 가족 홍미애씨는 "저의 애기 아빠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지키기 위해 현재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있다. 여전히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다. 사흘째 비가 오는데 그곳에는 화장실도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고 말하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저의 남편을 결코 강성 노조가 아니다. 그저 배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고 퇴근하면 가족과 오손도손 저녁밥을 먹는 그런 평범한 직장인이다. 이런 남편의 평범한 행복을 빼앗지 말아달라. 남편을 지켜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또다른 가족도 "저의 남편은 공장 밖으로 끌려나왔지만 타워크레인에 자기 몸을 묶은 채 투쟁하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모두가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들이 이들을 지켜달라. 우리 큰 아들 생일이 7월 2일이다. 남편의 직장 동료들과 함께 아들 생일잔치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한진중공업 해고자 권영상씨는 "지난 26일 20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공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가처분을 집행하기 위애 법원 집행관이 공장에 들어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뤄진 노사 합의가 어떻게 정상인가"라며 지난 27일 전격 이뤄진 노사 합의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이어 "한진중공업 사태는 전혀 마무리되지 않았다. 정리해고자 가운데 단 한 명도 복직되지 않았고, 현안 해결도 전혀 안 이뤄졌다. 정상 업무복귀한다고 했지만 지금 공장 안에는 용역들이 진을 치고 공장을 봉쇄하고 있다. 우리는 정리해고 문제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하고 있다. 조남호 한진그룹 회장은 해외 체류를 이유로 청문회에 불참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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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범준 2011-06-29 20:37:19
국가인권위가 인권의 최후 보루니까 현명한 결정을 기대하겠다.
이 장마철에 전기불까지 끊었다니 정말 비극이다. 실망을 넘어 절망이다.
저런 기업이 세계기업이니 글로벌기업이니 하면 세계가 코웃음치지 않을까.
제발 정신 좀 차리자 대한민국.

부셔 2011-06-29 20:15:34
대기업이 아니라 대사기꾼들 무슨 똥배짱으로 국회에는 불참하는겨?
자란 개종자들은 불러조져야 된다.

하나둘셋 2011-06-29 19:06:44
우리나라 재벌들이 저 정도일줄은 몰랐다. 진짜 순악질이네. 저런게 기업인이라고 가들먹거리다니 쿠쿠 한심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