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영도조선소 내 40미터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사측의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174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노사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농성을 풀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한진중 노조 조합원들도 지도부의 현장 복귀 선언을 두고 '백기투항'이라고 성토하며 김진숙 지도위원이 있는 타워크레인으로 모여들고 있어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일부 조합원들은 공권력 투입에 맞서 몸에 쇠사슬을 묶고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0개 중대 1600여 명의 병력을 주변에 배치해놓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즉각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 진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일대 결전이 예고된 상황.
이에 정동영 의원 등 국회 환노위 민주당 의원들은 한진중공업 파업 현장에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제2의 부마항쟁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이명박 정권에 엄중 경고했다.
정동영·이미경·홍영표 의원 등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위원들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공권력 투입에 맞서 국민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함께 온몸으로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한진중 공권력 투입설에 대해 "29일로 예정된 국회 청문회를 무력화하려는 기도"라며 "국회 환노위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조남호 한진그룹 회장을 끝까지 청문회에 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날 노사 합의는 현장 조합원들의 뜻과는 다르다며 노조 지도부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진보신당은 노조 지도부에게 "조합원의 뜻을 저버린 노사 합의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사측에 대해서는 야당 국회의원들과의 면담을 수용하고, 평화적인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박은지 진보신당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지도부의 파업 종결에 반대하는 노동자들과 연대 대오는 현장복귀 선언에 반대하며 크레인 주변에서 몸에 쇠사슬을 묶고 버티고 있으며 경찰 병력이 몰려들어 김진숙 지도위원을 끌어내려는 상황"이라며 노조 지도부를 강하게 질책했다.
박 부대변인은 "이번 협상은 일반 노조원의 동의 없이 이뤄진 지도부의 독단적 결정"이라며 "더욱이 해고자를 버리고 가는 것과 다름없는 이번 협상은 애초 노동자 파업의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사태가 급박해지자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등 국회의원들이 긴급히 부산으로 내려가 파국을 막기 위해 인간띠를 만들어 저항하고 있다. 사측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용역과 조합원들의 극한 대치로 회사 진입이 막힌 상황.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현장 조합원들은 결사항전을 각오하며 공권력 투입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중공업 사측이 무리하게 행정대집행에 나설 경우 엄청난 불상사가 예고되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