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심재철 의원이 6일 "광우병에 걸린 소로 등심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어도 절대 안전하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광우병은 지금 현재 충분히 예방되어 있고, 그래서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45억분의 1밖에 안 된다"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유난히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일 광우병에 걸려서 광우병 소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중간에 발견돼 광우병 소는 도축 자체가 안 된다. 그러나 만에 하나 광우병에 걸려 있다 하더라도 광우병에 걸린 소로 등심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어도 절대 안전하다"고 상식 아래의 주장을 했다.

그는 "광우병의 원인물질이 특정위험물질(SRM)에만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 뒤 "SRM만 제거하면 광우병에 걸렸든 안 걸렸든 아무 이상이 없다"고 거듭 위험한 주장을 폈다.

심 의원은 "광우병은 흔히 말하는 전염병이 아니다. 30개월 이상에서는 SRM을 7군데, 30개월 미만에서는 SRM을 2군데 지정을 해서 제거하고 있는데 이것은 정상 소일지라도 예방차원에서 SRM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광우병에 걸린 소일지라도 SRM을 제거한 나머지 부분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인들이 잘해먹는 우족탕, 꼬리뼈 곰탕, 이런 것들도 역시 모두 안전하다는 이야기"라며 "이런 것들은 결국 미국에 있는 우리의 재미 동포들이 지금 현재 아무런 문제없이 쇠고기를 맛있게 잘 먹고 있는 것으로서 이미 확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은 심 의원의 대국민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펼쳤다.

차영 대변인은 "위험물질만 제거하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도 아무 이상 없다는 심재철 의원의 입이 공포스럽다"며 "국민적 불안감을 호도하는 망언"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차 대변인은 "광우병 발병원인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도 않았고, 위험물질이 살코기에도 들어 있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라며 "이런 사실조차 부정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심 의원은 망언의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하라. 그리고 한나라당의 당론인지도 밝혀라"고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도 "국민의 정서와 극단적으로 배치되는 경거망동이자 국민을 무시한 망언"이라며 "심재철 의원은 망언에 책임을 지고 의원직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심 의원은 해명자료를 내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자신의 발언 가운데 "절대 안전하다"의 '절대'를 빼달라고 언론에 요구한 것.

심 의원은 "6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광우병 걸린 소는 도축될 가능성도 없지만 만의 하나 그렇더라도 살코기로 만드는 스테이크는 안전하다'는 발언 중 '절대 안전하다'라고 말했던 '절대'는 무심코 나온 말이어서 삭제한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