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각오로 한다면 당명도 바꾸고 준비도 되어 있다"며 당명 문제를 전격적으로 거론했다. 그만큼 당이 처한 상황이 위태롭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의총 마무리발언을 통해 "당명은 여러분이 원하면 바꿀 것이다. 새출발을 한다는 차원에서 당명 바꾸겠다. 여러분들이 그렇게 원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준비도 시키고 있다. 여러분이 원하지 않으
면 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쇄신파와 일부 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한 재창당 움직임에는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정두언 의원 등 당내 재창당론자들을 향해 '큰 일이 터질 때마다 당을 해산하고 재창당할 것이냐' '사람이 줏대가 있어야 한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그는 "지금은 같이 힘을 모아 이 길로 해서 국민의 신뢰도 찾고,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할 때이지, 우리끼리 분열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총선에서 잘못됐다고 한다면 그 이유 중 하나가 힘을 합치지 못하고 이전투구식으로 갔기 때문이라고 손가락질을 당하면 우리가 너무 부끄럽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이어 2004년 '차떼기' 사태 때 당이 문닫기 직전 대표를 맡아 천막당사에서 당을 살려낸 경험을 얘기하
며 다독였다.
그는 "우리 당은 저력이 있는 당이다.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얻기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고 위기 앞에서 하나가 돼서 우리 같이 당을 구해보자. 작게는 지역, 크게는 나라 살려보자. 국민 받들어 보자. 큰 뜻 품고 왔는데 이렇게 자꾸 흔들리면 안된다"고 의원들의 마음을 다잡았다.
박 위원장은 "그래서 재창당 문제는 정리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여기에 대해서는 흔들림이 있을 수 없고 시간도 없다"며 재창당 움직임에 쐐기를 박았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