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19대 총선 불출마와 함께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겠다고 했다.
박 의장은 18일 오전 10박 11일 간의 장기 해외순방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박 의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박희태 국회의장 사퇴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고, 한나라당도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박희태 의장은 다소 지친 듯 피곤한 기색으로 인천공항 입국장을 통해 들어와 준비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의장은 "사죄하는 마음으로 우선 4월에 있을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서 소정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국회의장직에서 즉각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여 정치권 안팎에서 사퇴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은 "이 사건은 발생한지가 4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기억이 희미할 뿐만 아니라 당시 저는 중요한 5개의 선거를 몇 달 간격으로 치렀다"며 "연속된 선거, 또 4년 가까운 그런 세월이 흐른 지금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현재 이야기를 하라면 저는 모르는 일이다, 이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잘 양해해 주시기 바라고, 다시 한번 대단히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장이 이처럼 사퇴를 거부하자 여야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내며 사퇴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통합당 오종식 대변인은 "잡아뗀다고 넘어갈 일도, 불출마로 무마될 일도 아니다"라며 즉각 사퇴
를 촉구했다.
오 대변인은 "사죄하는 마음으로 불출마한다거나 기억이 희미해 모르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농락하는 것"이라며 "개입정도는 수사로 드러나겠지만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유정 대변인도 "박희태 국회의장이 버티면 버틸수록 국회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세인의 조롱을 받게 될 것"이라며 사퇴를 주장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이날 오전 11시 박희태 의장 사티촉구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나라당도 박희태 의장이 사퇴를 거부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내며 사퇴를 요구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날 비대위-중진연석회의에서 박 의장을 향해 "경륜에 걸맞게 조속히 결단내려주길 바란다"며 즉각 사퇴를 압박했다.
한편 박희태 국회의장은 돈봉투 사건이 불거지자 지난 8일 10박11일 간의 해외순방을 떠나 장기간 해외에머물다 이날 오전 귀국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