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끝내 불명예 낙마했다. 돈봉투 사건 연루 의혹을 끝까지 부인하며 버티던 김 수석은 10일 사퇴 뜻을 밝혔다.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1월 5일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을 폭로한 지 36일 만이다.

김 수석은 한 달 반 동안 돈봉투 사건 연루 사실을 강하게 부인해 왔지만 자신을 윗선으로 지목하는 진술이 잇따라 나오자 더이상 퇴로가 없다고 판단하고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수석은 또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에 있던 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돼선 안 된다"는 뜻을 하금열 대통령실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을 순방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하금열 실장에게 김효재 수석의 낙마 사실을 보고받았고, 11일 귀국하는 대로 김 수석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의 줄소환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된 김효재 수석과 박희태 국회의장의 소환이 다음주 초로 예정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 일정이 정해지면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혀 곧 김 수석에게 소환을 통보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검찰은 이와 함께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대표 후보가 자신 명의로 1억5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캠프에 전달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 관련성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전당대회 직전 이틀 사이에 이 통장에서 수천만원씩 뭉칫돈이 수차례 인출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기는 고승덕 의원이 노란색 돈봉투를 돌렸다는 날짜와 정확히 일치한다.

검찰은 따라서 뭉칫돈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박희태 의장의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조사 방법과 시기를 검토하고 있어 박 의장의 검찰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