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한지붕 두 살림... '혁신비대위-당원비대위'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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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한지붕 두 살림... '혁신비대위-당원비대위' 대치
  • 주영은 기자
  • 승인 2012.05.17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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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내분 사태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당 중앙위가 의결해 구성한 혁신비대위에 맞서 이른바 '당원비대위'가 뜨면서 양쪽이 격렬하게 대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14일에는 서울 대방동 통합진보당 중앙당사 1층 현관 앞에서 박아무개 당원이 중앙위 결정에 반발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해 큰 충격을 줬다. 박 당원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진보정치 정택용)
ⓒ 데일리중앙
통합진보당 내분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19대 총선 부정 경선 파문과 폭력사태 수습과 당 혁신을 위한 강기갑 혁신비대위에 맞서 이른바 '당권파'가 당원비대위를 세워 본격적인 대치전선을 구축하고 나선 것.

통합진보당은 지난 12~14일 중앙위 결정에 따라 강기갑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비대위를 꾸렸다. 강기갑 위원장은 지난 16일 1차 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강기갑 혁신비대위는 취임 일성으로 최대 쟁점인 비례대표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사퇴를 19대 국회 개원(5월 30일) 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두 비례대표 당선자와의 면담을 잇따라 추진하며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당권파인 두
 당선자는 '원칙없는 정치적 사퇴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며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7일에는 권영길-문성현-권영세 등 전직 대표들까지 나서 당권파의 세 결집을 강력 비난하며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에게 중앙위 결정을 따르라며 사퇴를 압박했다.

강기갑 혁신비대위는 또한 지난 12일 밤 발생한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해서도 당원과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결책을 내놓겠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폭력사태 가담자와 책임자는 엄중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당권파의 저항도 본격화하고 있다. 혁신비대위 출범 이틀 만인 17일 이른바 '당원비대위'를 구성했다. 당권파는 강기갑 혁신비대위를 '왜곡' '모략' '날조' '모함' '음험한 뒷거래' 등으로 공격했다.

안동섭 경기도당 공동위원장, 윤민호 광주시당 공동위원장, 신장호 충북도당 공동위원장, 윤병태 경북도당 공동위원장 등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억울한 누명을 벗고 당의 명예회복을 하기 위한 당원 비상대책위원회 결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날조된 보고서와 위법적인 중앙위원회 결정을 근거로 구성된 통합진보당 혁신 비대위는 당원 민주주의와 진보정치의 가치를 훼손해 당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건설된 통합진보당을 뿌리부터 허물어뜨리자는 것"이라며 "당을 지키고자 하는 우리 당원들은 이 같은 비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혁신비대위에 대해 "당원을 주인으로 세우는 진보정당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당원을 모함하고 당을 모독하는데서 자기 존립의 근거를 찾고 있다"며 "혁신은 커녕 통합진보당을 상층 인사 몇몇이 좌지우지하고 계파간 담합과 거래가 난무하는 구태정당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 천영세·문성현·권영길 통합진보당 전직 대표들(왼쪽부터)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과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와 '당권파'가 조직하고 있는 비대위 해체를 촉구했다. (사진=진보정치 정택용)
ⓒ 데일리중앙
당권파 당원들은 "당원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을 파괴하며 자신의 권력야욕을 채우려는 일체의 모든 기도
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강력한 호전성을 드러냈다.

조준호 위원장이 발표한 진상보고서에 대해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 죄 있는 자들이 담합하여 죄 없는 자들과 우리 당에 덮어씌운 중상모략 보고서이다. 검은 정치적 야망을 총족시키기 위해, 말없이 헌신해온 평범한 당원들을 범죄자로 몰고 억울한 누명을 씌운 날조 보고서"라고 주장했다.

당권파는 또한 중앙위 결정을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아울러 "왜곡되고 날조된 진상보고서를 빌미 삼아, 당원이 직접 선출한 비례대표 후보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당원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석기-김재연 후보 사퇴 불가 입장을 강력히 밝혔다.

당권파는 두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 요구에 대해 "당권을 찬탈하기 위한 오만한 폭거요 불순한 음모"라고 규정했다.

당권파 당원들은 마지막으로 혁신비대위의 전횡과 독주를 견제하고 막기 위한 당원들의 자발적 행동
전을 예고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혁신비대위 쪽과 세게 붙을 수도 있다는 경고로 여겨진다.

'당원비대위' 제안자들은 "당원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비대위가 당원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아가 당을 파괴하는 것을 눈뜨고 당할 수 없다"며 "통합진보당의 원칙과 가치를 우리 당원들이 직접적 행동으로 지켜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은 17일 밤 늦게까지 김재연-이석기 두 당선자를 각각 만나 설득 작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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