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판 도가니, 코치-학생-후배 연쇄 성폭행 은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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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판 도가니, 코치-학생-후배 연쇄 성폭행 은폐 '충격'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2.07.0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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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학교 운동부에서 동성 선배가 후배를 성추행했다. 이를 안 코치가 선배의 약점을 잡아 다시 성추행한 '부산판 도가니'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실은 무려 3년간이나 은폐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학생 3명과 이들을 성추행한 선배 B(16)군은 모두 같은 기숙사에서 24시간 생활해 외부와의 접촉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때문에 피해학생들은 성추행을 당하고도 참고 넘긴 것으로 추측했다. 이들은 2년간 참던 끝에 따르던 코치 C(25)씨에게 피해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오히려 성추행한 운동부 학생의 약점을 잡은 코치마저 성추행에 가담했다. 코치를 중심으로 사건은폐가 암묵적으로 이뤄지자 저학년 피해학생들은 더욱 의지할 곳이 없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초·중순께는 피해학생이 담당교사와 두차례에 걸쳐 상담을 했다. 이 과정에서 성추행 사실은 학교 측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러나 학교는 선수관리상 행정처리 문제를 명분삼아 코치를 해고했을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학교의 사무국장은 지난 5월19일 가해학생 B군에 대한 경찰조사가 시작된 상황에서도 같은 태도를 유지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는 "학교의 명예에 해가 되니 코치 C씨와의 일을 발설하지 말라"며 B군과 코치C의 문자수신내역을 삭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것은 지난 5월 "선생님께 맞았다"는 피해학생의 신고로부터 시작됐다.

피해학생은 경찰이 출동하자 선생님께 맞은 사실보다 오히려 선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더 적극적으로 털어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학생들이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학교 내부에 알렸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자, 선생님께 엉덩이 한 대를 맞은 것을 빌미로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경찰의 향후 수사 초점은 코치에 집중될 예정이다. 코치는 학생들의 피해사실을 알고도 묵살했고, 오히려 이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코치에 대한 보강수사를 통해 정확한 혐의를 입증한 뒤 향후 수사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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