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과거사 반성... 야당, 일단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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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과거사 반성... 야당, 일단 환영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2.09.2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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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유신헌법 청산 제안... 홍세화 "박 후보, 전향 자세 보여야"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4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저질러진 5.16·유신·인혁당 사건에 대해 국민께 사과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4일 아버지(박정희) 때 저질러진 과거사에 대해 대국민 사죄한 데 대해 민주당 등 야당은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새누리당은 별도로 논평을 내지는 않았다.

민주당은 박 후보의 사과를 긍정 평가하면서 국회 차원의 무효화 결의안을 통해 유신헌법의 청산을 제안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오늘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관련 기자회견은 만시지탄이기는 하나 기존의 입장에서 진전된, 국민의 요구를 반영한 내용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국민들은 박근혜 후보가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유신독재를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헌정파괴행위를 옹호하고 피해자들을 모독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일반적인 상식과 이성의 회복을 바라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박 후보가 말하는 과거사는 결코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지는 현재사"라고 상기시켰다.

그는 "유신독재의 그림자가 현재를 거쳐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다. 헌법학자들의 주장처럼 유신헌법체제에 대한 법적 청산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박 후보가 제안한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유신독재가 빚어낸 오늘의 잔재를 일소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유신헌법 40주년을 맞아 국회 차원의 무효화 결의안을 제안하며 박 후보의 결단을 촉구했다.

문재인 후보 쪽도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사과에 대해 "늦었지만 변화된 인식을 보여준 점은 평가할 만하다"며 환영 논평했다.

후보 쪽 우상호 공보단장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하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역사문제는 생각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생각의 진정성, 생각 변화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진상규명, 명예회복이 매우 필요하다"며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국가적 사과를 주장했다.

통합진보당과 새진보정당추진회의(통합진보당 탈당파), 선진통일당, 진보신당 등 다른 야당들도 일제히 환영 논평을 내어 박 후보의 과거사 반성 및 사과를 반겼다.

통합진보당 민병렬 대변인은 "오늘 박 후보가 비록 늦은 감은 있으나 기자회견을 통해 유신의 피해자들과 가족들에 사과한 점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박 후보의 사과 표명이 과연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여전히 의심스러운 점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박 후보의 오늘의 사과가 진심이라면 말이 아니라,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 등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실천적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이후 오늘의 기자회견이 한낱 재집권을 위한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국민들에겐 씻을 수 없는 배신감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진보정당추진회의 이정미 대변인도 "박근혜 후보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5.16쿠데타와 인혁당 사건 등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벌인 과오들에 대해 사과했다"며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다만 오늘의 사과가 최근 잇달은 과거사 논란으로 봉착한 위기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며 "오늘의 사과가 최소한의 설득력을 가지려면 박근혜 후보는 곳곳에서 대한민국을 좀먹고 있는 유신잔재 청산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선진통일당도 박 후보의 과거사 사죄에 대해 "이 나라 역사를 위해 매우 잘한 일이고, 다행스런 변화라고 판단된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원복 대변인은 "만시지탄이지만 이렇게 매듭을 풀어가는 노력을 보인 것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이 긍정적 평가를 내렸을 것으로 믿는다"며 "오늘 이후로 박근혜 후보는 기자회견 내용을 뒷받침하는 더 전향적이고 진취적인 변화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또한 박 후보의 과거사 반성에 대핸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홍세화 대표는 이날 마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박 후보의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위기에 몰리니까 사과를 한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영한다"며 "박정희 시대가 준 인간성의 실추, 정수장학회 등에 전향적 모습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박 후보에게 조언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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