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박 당선인에게 공개서한... 노동현안 해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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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박 당선인에게 공개서한... 노동현안 해결 촉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2.12.3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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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지켜봐선 안돼... "죽음의 벼랑 앞에 선 사람들을 돌봐달라" 호소

"불의가 만든 절망 앞에서 무릎꿇고 항복하는 국민이 있는 한 '국민행복시대'는 오지 않습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31일 "노동자들의 고통과 회한이야말로 대통령직 인수위가 가장 먼저 인수할 과제"라고 말했다.

노회찬 대표는 세밑에서 이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대통령직 인수에 여념이 없으시겠지만 당선인께서 더 시급히 인수해야할 중요한 것은 바로 '생사의 기로에 내몰린 국민들'"이라며 죽음의 벼랑 앞에 선 사람들을 돌볼 것을 호소했다.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아버지는 말을 잃고, 어머니는 쓰러져 인근 병원에 입원해 있고, 5살 7살 아이를 둔 젊은 아내는 빈소를 지키며 눈물만 흘리고 있는 어느 가족의 심경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노 대표는 박 당선인의 트위터에 트위터 친구인 최은우(@nannaya4260)씨의 사연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최은우씨는 지난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씨의 친누나다.

최강서씨 이후 며칠 사이에 4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목숨을 버렸다. 울산 현대차에서 평택 쌍용차에서 대전 유성기업에서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린 노동자들이 혹한의 철탑 위에서 절규하고 있다.

이날로 76일째 철탑 위에서 농성하고 있는 현대차비정규직 노동자 최병승·천의봉씨의 요구는 '대법원 판결을 지키라'는 것이다. 청년노동자 전태일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하지 말라'며 몸을 불사른 지 꼬박 42년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도 '법을 지키라'는 노동자들의 절규가 고공 철탑 위에서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노회찬 대표는 박 당선인에게 "더 이상 지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힘센 자들이 헌법과 법률 위에 군림하며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가장 약한 사람들을 짓밟는 현실이 더 이상 용인되어선 안된다"며 "이번 대선 결과가 그들을 더욱 기고만장하게 하는 신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불의가 만든 절망 앞에서 무릎꿇고 항복하는 국민이 있는 한 '국민행복시대'는 오지 않습니다."

노 대표는 "법을 지키라는 노동자들의 절규, 23명의 희생자를 낳은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복직을 요구하는 쌍용차노동자들의 고통, 최강서씨 가족의 회한이야말로 당선인이 우선적으로 인수하고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강서씨가 남긴 유서에서 '자본 아니 가진 자들의 횡포에 졌다'고 한 말을 언급하며 "불의가 만든 절망 앞에서 무릎꿇고 항복하는 국민이 있는 한 '국민행복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박근혜 당선인의 '국민행복시대' 약속이 빨리 실현되길 기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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