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토종 돌고래 상괭이, 고향으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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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종 돌고래 상괭이, 고향으로 귀환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3.07.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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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 오늘 오후 2시 통영 앞바다에 방류

2011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구조된 후 보살핌을 받아오던 상괭이 누리와 마루가 고향으로 돌아간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1년 7개월 간 보호해오던 상괭이 2마리를 23일 오후 2시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방류한다고 이날 밝혔다.

고래연구소는 2011년 12월 통영 앞바다의 정치망에 들어와 탈진해 있던 상괭이 두 마리를 구조해 해양동물 전문구조 치료기관 부산아쿠아리움과 함께 지금까지 보호해 왔다.

구조 당시 탈진해 목숨이 위태로웠던 '누리'와 '마루'는 집중 치료를 받은 결과 건강을 회복했으며, 지난 해 2월 일반인에게 공개돼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돌고래 구조 및 치료 사례로 상괭이의 생리·생태학적 연구 기회를 제공했다.

그런데 이들의 사육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야생 적응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고래연구소와 부산아쿠아리움은 방류를 결정했다. 지난 달부터 통영 앞바다의 가두리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해 오고 있다.

누리와 마루는 잘 적응하고 건강상태도 좋으며 특히 마루에게는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적응도 마친 상태다.

돌고래류의 위성추적장치는 등지느러미에 구멍을 뚫어 부착하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등지느러미가 없는 상괭이에게는 이 방법을 적용이 어렵다. 이번 방류에서는 최초로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한 조끼를 제작해 입히는 방법을 사용할 예정이다. 조끼는 3∼6개월 후 떨어져 나간다.

상괭이(Neophocaena asiaeorientalis)는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소형 돌고래류로 등지느러미가 없고 등을 따라 긴 융기가 있다.

머리는 둥글며, 몸 색깔은 태어났을 때는 검은색이지만 성장하면서 점점 밝아져 회색을 띤다.

우리나라 남서해 연안에 약 3만6천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에 서식하는 개체수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및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의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고래연구소 안두해 소장은 "마루의 이동 경로 파악을 위해 위성추적장치도 부착했으므로 남해 상괭이의 분포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위성추적 장치외에 개체 인식 앵커 태그(작은 노란색 태그)가 누리와 마루에 붙어 있으니 향후 이러한 표식이 있는 상괭이를 발견하면 고래연구소나 해양경찰 등 공공기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1년 7개월 동안 그물에서의 탈진, 구조, 치료, 인간과 생활, 야생적응 훈련으로 이어진 누리와 마루의 극적인 드라마가 야생에서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된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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