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서울경찰청장 노후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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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서울경찰청장 노후보금자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10.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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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이후 잇따라 경찰간부 낙하산 투입... 문병호 의원, 김석기 사장 임명철회 촉구

▲ 최근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한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 김 사장은 용사참사 당시 경찰의 강제진압을 현장 지휘한 당사자로 야당과 노조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 데일리중앙
권력집단끼리 공기업 사장직을 암묵적으로 나눠먹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용산참사를 지휘한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을 낙하산으로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임명함으로써 유족과 국민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직은 대체로 경찰 간부 출신에게 배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한국공항공사 사장 자리는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직 퇴직자들의 노후 보금자리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문병호 민주당 의원(인천 부평갑)이 17일 김석기 전 청장의 한국공항공사 사장 취임을 계기로 역대 10명의 한국공항공사/공단 사장, 이사장의 경력을 조사해본 결과 ▷경찰간부 출신 3명 ▷군인 출신 3명 ▷관료 출신 3명이었고, 내부 승진 1명에 불과했다.
 
특히 2001년 이후 지금까지 4명의 사장 중 3명이 경찰간부 출신들이었다. 7대 윤응섭 전 서울지경찰청장, 8대 이근표 전 서울경찰청장, 10대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그들이다.

다른 한 사람은 9대 성시철 사장으로 한국공항공사 부사장을 지낸 다음 사장으로 승진했다. 성 사장은 2008년 취임해 올해 8월까지 자리를 지켰다.
 
1986-1993년까지는 윤일균 예비역 공군 준장 등 장군 출신 3명이 이사장에 취임했고, 1993-2001년까지는 김주봉 전 대전시장 등 내무부, 건설교통부 간부들이 이사장을 차지했다.

한국공항공사 사장 자리가 군 간부 몫에서 고위관료들 몫이 됐다가 최근 들어 경찰간부들 몫이 된 것이다.
 
이에 문병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공기업의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말했다"고 지적하고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전문성과 관계없는 경찰간부 출신 김석기씨를 임명하는 것을 보니 박 대통령의 말은 전부 공염불"이라고 비꼬아 비판했다.
 
문 의원은 "공기업 사장에 경력이나 전문성과 관계없는 낙하산 인사를 임명하는 것도 문제지만 특정 공기업 사장 자리를 경찰 등 일부 권력집단 간부들이 독식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기업을 정권의 전리품이나 권력집단 간부들이 나눠먹는 떡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정말 구태라는 지적도 나왔다.
 
문 의원은 "부적격자 중의 부적격자인 김석기씨를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한 것을 보면 취임식 이후 이어진 인사 참사의 원인을 알 수 있다"며 "공기업 인사가 제2의 인사참사가 되지 않으려면 박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헤아려 김석기씨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기는 3년이며 연봉은 기본급에 성과급을 더해 연 3억원 수준이다. 2013년 공항공사 사장의 연봉 총액은 3억3288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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