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한미 쇠고기협상에 직접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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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한미 쇠고기협상에 직접 개입?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8.09.01 11: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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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남 의원, 관련 문서 공개... 농림부의 협상 대응 전략 등 보고받아

▲ 1일 민주당 김우남 의원이 공개한 지난 4월 1일 농림수산식품부의 대통령 보고용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관련 대책' 문건.
ⓒ 데일리중앙
지난 4월 1일 이명박 대통령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에 대한 대응 전략과 함께 수입 확대에 따른 영향 및 대책을 보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은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민주당 김우남 의원(제주시을)이 농림부가 작성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관련 대책'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공개된 문서를 보면, 농림부는 협상 전략으로 2007년 11월 관계장관회의에서 결정된 미국의 강화된 사료금지조치 이행 시점에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월령과 SRM)을 수용하는 단계적 해결 방안을 기본입장으로 제시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수입 확대에 대한 대국민 설득 명분을 확보하고 동시에 30개월령 미만 쇠고기 교역을 진행하면서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완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농림부는 또 미국 쪽의 OIE 기준 완전 수용 요구가 거세질 것에 대비, 강화된 사료금지조치가 공표된 시점(이후)에 OIE 기준 수용을 검토 대안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 김우남 민주당 의원.
이러한 전략은 지난 4월 10일 농림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의 기술 협의를 위해 작성한 '미국산 쇠고기 관련 협상 추진계획(안)'과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농림부는 협상 준비 전에 이미 대응 전략을 대통령에게 보고해 승인이나 추가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청와대나 다른 부처와 사전 조율 없이 농림부 단독 결정으로 쇠고기 협상을 진행해 왔다는 정부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보고서는 수입위생조건 개정을 전제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를 전후해 ▲국내 축산물에 대한 대대적인 소비 촉진·홍보 ▲원산지 단속 집중 실시(08.3.17~5.30) ▲축산 농가의 사육 심리 안정을 위한 교육 홍보를 우선 추진 등의 관련 대책도 제시하고 있다.

농림부는 이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책에 따라 유통차별화, 품질고급화,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대책을 추진하되 축산단체 등의 요구 사항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내용도 협상 타결 후인 4월 21일, 한나라당과 농림부 등이 당정협의를 갖고 발표한 '국내 축산업 발전대책'과 거의 흡사해 미국산 쇠고기 협상 타결에 따른 대책이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이미 수립돼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우남 의원은 "지금까지 청와대나 타 부처와 한 차례 조율도 없이 농림수산식품부의 단독 결정으로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진행해 왔다던 이명박 정부의 주장과 달리 대통령이 직접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개입했음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금이라도 정부는 기술 협의 이전에 미국과의 외교경로를 통한 사전합의 내용과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고 그동안의 대국민 사기극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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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가족 2008-09-01 21:10:34
이명박 정부는 촛불이 아니면 꼼쩍도 안하는 정부니까.
저런 사기치는 정부를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하는지 참 갑갑하다.

계룡산 2008-09-01 13:53:50
한마디도 못믿겠다. 오늘 이말 해놓고 내일 가면 되집어지고
위장전문가라서 그런지 참 알다가도 모를 사람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