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국제교류재단, 국제회의 지원 '짜고 친 고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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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국제교류재단, 국제회의 지원 '짜고 친 고스톱'"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3.10.25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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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 발제자가 심사위원으로 사업 평가... 재단 "심사위원 선정 더 신경쓰겠다"

▲ 박주선 국회의원은 25일 국제교류재단의 국제회의 비용 지원이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고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국제회의 개최 비용을 지원하는 심사과정에서 수혜단체의 관계자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이 25일 국제교류재단에게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단이 최근 지원한 국제행사 중 행사 관계자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건은 모두 7건이었다. 재단은 여기에 7400여 만원을 지원했다.

특히 2012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4명의 교수들은 서로 번갈아가며 자신들이 발제·토론을 맡은 국제회의나 본인이 속한 학교나 단체 주관의 국제회의의 지원을 결정했다.

2012년 8월 열린 '2012 한중수교 20주년 기념학술회의(한국국제정치학회)'의 경우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연세대 한아무개 교수와 서울대 박아무개 교수는 각각 해당 회의의 토론 예정자와 수혜단체의 연구이사였다. 재단은 이 회의에 1600만원을 지원했다.

재단이 2000만원을 지원한 '2013 한국의 부상: 성과와 도전(한국학술연구원)' 학술회의의 경우에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고려대 김아무개 교수는 해당 회의의 발표 예정자이다.

이밖에도 고려대, 이화여대가 각각 주관하는 회의 지원을 심사하는 회의에 해당 대학 교수가 버젓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례는 2012년 3차례, 2013년 1차례로 지원 금액만 3800만원에 이른다.

이에 박주선 의원은 "4명의 심사위원이 번갈아가듯 서로의 사업을 지원하기로 선정한 것은 '짜고 친 고스톱'이라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수혜단체의 관계자를 심사위원에서 배제시키는 것은 '심사의 ABC'로 가장 기초적인 공정성 확보 방안"이라고 충고했다.

박 의원은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위해 심사위원 풀을 구성하고 이해관계자를 심사위원에서 배제하는 등 재단의 심사과정에서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국제교류재단에 정책 제언했다.

이에 대해 국제교류재단을 일부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다.

국제교류재단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재단이 2000만원을 지원한 '2013 한국의 부상: 성과와 도전(한국학술연구원)' 학술회의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고려대 김아무개 교수는 해당 회의의 발표 예정자라고 했지만 확인 결과 아니었다"며 "회의 주관 쪽이 일방적으로 박 교수를 발료 예정자로 넣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2012년 4명의 심사위원이 번갈아가며 서로의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잘못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좀더 신경을 써서 심사위원을 선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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