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치 깃발을 들고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국회의원이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을 선언했다. 독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첫 공식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정치권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안철수 의원은 28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세력화에 대한 기본 계획과 신당 추진, 새 정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안 의원은 새 정치를 '삶의 정치'로 규정했다. 앞으로 창당될 신당의 방향성을 내비친 것이다.
나라 안팎으로 엄중한 상황을 현재의 정치권(기득권 정치)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할 새 정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안 의원이 새 정치 추진위를 공식 출범시킴으로써 신당 추진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정치세력화의 지향점이 정당 창당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연말을 전후해 창당 작업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책임있게 참여해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다만 최선을 다해 국민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등 야권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기보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건강하지 않다. 우리 정치에서 국민의 삶이 사라진 탓"이라며 "현실 정치인이 된 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무한책임을 느끼며,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반성의 바탕위에서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새 정치가 지향하는 것은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소망하는 민생정치, 생활정치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우리는 이러한 국민의 절실한 요구에 가치 있는 삶의 정치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삶의 정치란 바로 기본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자 "앞으로 많은 분들과 만나면서 새 정치가 무엇인지 해답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새 정치를 얘기하면서 한국정치의 개편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치는 정의의 실현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의 핵심은 공정입니다. 공정은 기회의 평등과 함께 가능성의 평등을 담보하면서 복지국가의 건설을 지탱해주는 중심가치입니다."
안 의원은 복지는 해석과 방법논쟁으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되며 "보편과 선별의 전략적 조합을 통해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복지는 이념투쟁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좌우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실질적 복지로 삶의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평화는 인권과 함께 우리가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이며 정의와 복지의 실현을 위한 필수적인 환경이다. 그리고 평화통일정책의 수립과 실천은 헌법의 명령이며 천년 넘게 통일국가를 유지해온 조국에 대한 우리세대의 역사적 사명"이라며 "이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특히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각자 존중의 대상이지 적이 아니다"라고 말해 영입 대상의 범위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극단주의와 독단론이 아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정치공간이며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논의구조,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춘 국민통합의 정치세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영입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밝혀달라는 질문에 "앞으로 새 정치 추진위 활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새로운 정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은 국민의 힘'이라며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 마음을 정성껏 읽고 국민의 소리를 진심으로 듣겠다고 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링컨의 이 말을 언급하며 "그 세 가지 가치를 한데 담아 가는 길을 '국민과 함께'로 정하기로 했다"며 "저희들과 함께 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뒤로하고 10시20분께 승강기를 타고 국회 상임위로 향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