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안철수 신당, 기존 정치 처리장되면 안돼"
상태바
손학규 "안철수 신당, 기존 정치 처리장되면 안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12.16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정치는 방향이 중요... "민주당과 신당은 지방선거 단일화 미련 버려야"

▲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은 16일 창당을 앞두고 있는 '안철수 신당'에 대해 "기존 정치의 처리장이 되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또한 오는 6월 지방선거를 민주당과 단일화, 연대에 의지해서 치르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 데일리중앙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새 정치' 깃발을 펄럭이며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이른바 '안철수 신당'에 대해 16일 "기존 정치의 처리장이 되면 안된다"고 충고했다.

민주당에 대해서 뼈저린 자기 성찰과 반성을 촉구했다.

손학규 고문은 이날 동아시아미래재단 2013 송년 후원의 밤을 앞두고 송년 메시지를 통해 "이른바 '안철수 현상'은 정치 불신과 좌절의 산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손 고문은 현재의 한국 정치를 '민주주의 후퇴' '분열과 극한의 대결 정치' '민생 파탄' 등으로 규정하고 새로운 사회를 위한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우려가 세상을 덮고 있으며, 여당 국회의원이 플래카드를 펴들고 길거리로 뛰쳐나와 구호를 외치는 기이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위에 잘 보이려고 하는 짓이냐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최근 새누리당의 장외집회를 비판했다.
 
또 "분열을 넘어 극한의 대결구도로 치닫고 있는 정치로 나라는 완전히 두 토막이 나 있다"면서 "모든 국민의 이마에 '종북' 아니면 '꼴통'의 인두자국이 새겨질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증오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가 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른바 '안철수 현상'은 바로 이러한 정치 불신과 좌절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여당과 보수 세력 뿐 아니라 야당과 진보 세력도 똑같이 '안철수 현상'의 표적일 수 있다며 민주당의 뼈저린 반성을 요구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론이 끊이지 않았던 손 고문의 이러한 발언은 '안철수 신당' 창당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목되고 있다.

손 고문은 "안철수 현상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여망을 반영한 것인 만큼 '안철수 신당'은 '새 정치'의 내용을 착실히 채워야 할 것"이라면서 "행여라도 현실론에 쉽게 물들고 길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기존 정치의 처리장이 되면 안 될 것이라고도 했다. 기존의 야당 지지기반에 머물지 말고 외연을 넓혀 새로운 정치 지평을 열어나가기를 기대했다.

손학규 고문은 정치 선배로서 안철수 의원에게 또 "새 정치는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초심과 정도를 부여잡고 앞만 보고 뚜벅뚜벅 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은 혹시라도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단일화, 연대에 의지해서 치르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국민은 민주당도, '안철수 신당'도,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평가를 받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게 그 이유다.

손 고문은 민주당에 대해 "연대와 단일화로 선거를 미봉하기보다 자기혁신을 통해 승리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편법으로 나눠 가지면 이번 지방선거는 이길지 모르나 다음 정권은 더 멀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60년 전통의 정통 제1야당의 자부심을 갖고 정정당당하게 나가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고 민주당 지도부에 당부했다.
 
손 고문은 아울러 지난 대선에서 여야 후보가 공약한 기초단체장 및 의원에 대한 정당공천 배제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문제점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대선 공약으로 채택할 때는 그런 점들이 모두 고려된 것이었다는 것.

박근혜 대통령부터 이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안철수 의원도 지난 대선 때 공약한 만큼 함께 소리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 고문은 분열과 대결이 구조화된 한국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통합의 정치를 위한 정치개혁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정치권에 제안했다.

대안으로 양보와 타협을 전제로 하는 합의제 민주주의를 적극 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다당제 정당구조와 이를 뒷받침하는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위한 독일식 정치개혁 논의를 시작하자고 했다.

손 고문은 "새로운 사회를 모색하고 새로운 정치를 펴나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자세"라며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자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 눈으로 자신을 보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끝으로 "제 스스로의 위치와 위상에 연연하지 않고 그동안 저를 성원해 주신 국민에게 빚 갚는 자세로 저를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동아시아미래재단 2013 송년 후원의 밤은 이날 저녁 6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인간 손학규, 정치인 손학규'를 주제로 신율 명지대 교수와 이언주 민주당 국회의원, 유영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전 상임부이사장의 토크쇼가 마련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