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청와대까지 뚫렸다
상태바
[칼럼] 청와대까지 뚫렸다
  • 김용훈 기자
  • 승인 2014.04.07 0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훈의 사필귀정

▲ 김용훈 칼럼니스트.
ⓒ 데일리중앙
지난 3월 24일 청와대 상공을 촬영하고 북으로 돌아가던 무인기가 파주에서 추락해 그동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나라 곳곳이 무인기에 노출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스텔스기를 본뜬 무인기는 1800만 화소의 캐논 카메라가 장착돼 있고 낙하산이 갖춰져 있었다. 2시간 정도의 비행이 가능한 무인기는 남한의 곳곳을 비행하고 있었다. 일주일 뒤 우리는 또 한대의 무인기를 발견했다. 백령도에서 떨어진 무인기는 백령도, 소청도, 대청도의 군사기지를 촬영했다. 불운하게 나무에 걸려 추락했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무인기가 우리나라의 곳곳을 촬영하고 돌아갔을까?

단순히 촬영만 하고 돌아갔기에 망정이지 못된 마음에 생화학무기류라도 뿌려댔으면 어쩔 뻔 했을까? 스파이만큼 무서운 것이 무인기다. 아군의 희생을 최소로 하면서 상대를 압도하기 위해 적의 주요 포인트를 파악할 수 있고 초기 전투의 판세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가진 레이더망으로 소형무인항공기를 잡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 전부라니 그동안 우리가 자주국방을 운운하면서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 물 샐틈 없이 지켰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추락한 무인기들은 실시간으로 찍어낸 영상을 전달하는 기능은 없다고 하지만 이 역시 시간문제이다. 북한은 말 그대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며 우리가 방심하고 있을 때 이렇게 무인기를 날려가며 우리 국토의 곳곳을 정탐했다. 수 조원을 들인 우리의 국방체계가 2천만 원 정찰기에 구멍이 났다.

지구 위에서 궤도를 돌며 세계 곳곳의 사진을 전송하는 인공위성도 지상의 축구공까지 잡아내는 마당에 무인기는 얼마나 상세한 정보를 알아냈을까? 무인기는 1㎞밖에서 줌 기능 없이 촬영되어 해상도는 떨어졌다지만 우리나라 곳곳에 위치한 군사 포인트 및 주요시설은 모두 담아냈을 것이다. 추락한 무인기 두 대가 생김새도 장착된 장비도 다른데 이보다 더 첨단의 장비와 기술이 동원된 무인기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잘 개발된 무인기는 30시간 이상 비행하며 정밀유도폭탄까지 투하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고 레이더 화면에는 모기정도로 보이게 하는 스텔스 기능도 갖추고 있어 가공의 무기이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중국, 러시아, 중동에서 도입한 무인기를 개조한 무인기 수백 대를 군단 및 사단에 배치하고 운영해 왔다. 그들은 군사위성이나 유인정찰기 등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들을 대신하여 우리나라를 감시하고 타격할 수 있는 무인기 개발에 집중해 왔다. 따라서 이들의 무인기가 앞으로 어떠한 도발을 일으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가 이렇게 눈앞에 무인기들이 증좌를 가지고 떨어져서야 우리의 레이더망의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하겠다는 우리의 군대 및 관련 정부부서는 근무태만을 반성해야 한다.

21세기의 전쟁은 사이버전이라고 할 만큼 첨단 기기와 무기가 동원된다. 프로그램으로 시뮬레이션을 거친 장비들이 적재적소에 사용되고 전략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전투를 치르고자 목표로 하는 대상의 정보를 온전하게 입수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 그럼에도 우리의 자주국방의 준비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게다가 북한이 NLL과 서해5도에 무인정찰기를 띄워 우리를 정찰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서 국방부와 합참에 군단급 무인정찰기를 서해 5도에 배치해 달라는 요구를 하였는데 이를 무시하였다. 그동안 우리의 감시체계를 반성해 볼 기회이다. 정찰위성이나 한미정보전력이 수집한 상부에서 전달되는 정보에만 너무 의존하였기에 일선에서의 요구도 묵살당한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적의 움직임을 바로 잡아낼 수 있는 레이더망 및 감시시스템의 체계를 점검하고 이외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다른 전력전술 부분에 대한 체계도 점검하여 물 샐틈 없는 국방체계를 갖추어 내야겠다. 

김용훈(정치평론가 겸 칼럼니스트)

김용훈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