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4월이 연두빛깔로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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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4월이 연두빛깔로 익어가고 있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04.1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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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이 온통 연두빛깔로 익어가고 있다.
ⓒ 데일리중앙
4월이 온통 연두빛깔로 다가선 느낌이다.

산과 들은 더욱 현란한 빛으로 채색되기 시작했고 높은 산허리에서 내려다보는 산사는 포근한 햇살과 더불어 윤기를 회복한 솔잎으로 감싸여 더욱 정겹다.

물기오른 잡목들이 회색빛 줄기에도 은은한 복사꽃 물감을 덧칠한 듯 꿈꾸는 색채들이 눈에 선연하게 비쳐 든다. 오랜동안 감금되어 있던 금제의 빛깔이 터져나온 4월이 익어가고 있다.

눈을 들어 푸른 하늘엔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계곡마다엔 애기씨꽃과 벚꽃이 저희들끼리 무리지어 피었다 지며 사람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다.

빨강 노랑 분홍 자주...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는 봄꽃과 함께 세상이 온통 화기에 넘쳐 친근감마저 느끼게 한다. 너나없이 봄꽃에 취한 4월은 기운을 회복하고 힘을 주는 계절임에 틀림없다.

토머스 엘리어트는 그의 시 '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할 달'이라고 노래했지만 4월만큼 아름다운 계절도 없지 않나 싶다. 이 계절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생애 최고의 찬란한 순간(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문득 꿈을 꾸고 싶다. 쾌속으로 질주하는 세월이 아니어도 좋고 삼백 예순날 하루 게으름없이 바람해왔던 종군기자가 아니어도 좋다. 다시 한 번 우리의 슬픈 구도만 그리지 않는다면-.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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