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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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파문 확산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05.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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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만으로 덮어질 일 아니다"... 유족들, 길환영 사장 사과 요구

▲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부적절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시곤 KBS 보도국장. 김 국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9일 사퇴했다.  
ⓒ 데일리중앙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9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시곤 보도국장의 즉각 해임을 촉구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여객석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회의에서 김 국장 발언을 문제삼으며 즉각 조치할 것을 KBS에 요구했다.

앞서 김 보도국장은 최근 여러 후배 기자들과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장은 또한 KBS 뉴스 앵커 진행자에게 검은 옷을 입지 말라고도 지시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분노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100여 명은 8일 밤 서울 여의도 KBS 본사를 항의 방문해 김시곤 국장의 해명과 길환영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KBS는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유족들은 대통령과 면담하겠다며 청와대로 나아갔다. 피해자 가족들은 아이들의 영정을 들고 청와대 앞에서 9일 아침까지 농성하며 앞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사태가 격화되자 새정치연합 안철수 대표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발언과 처신은 정말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보도국장의 사과와 회사 차원의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유족들의 요구에 즉각 응답하라고 청와대를 압박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KBS가 어찌 국민의 공영방송이라 말할 수 있겠냐"며 "KBS는 유가족들의 분노를 달랠 수 있도록 이들의 가슴 맺힌 요구인 책임자 해임과 사장의 사과에 즉각 응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효석 최고위원은 "유족들을 KBS가 내친 것이다. KBS에는 최소한의 양심조차 없었다"고 흥분했다.

▲ 9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세월호침몰사고 진상규명 및 제도개선을 위한 긴급 전문가토론회에 참석한 박영선 원내대표, 김한길 대표, 안철수 대표(왼쪽부터) 등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데일리중앙
KBS 보도본부 출신인 표철수 최고위원은 "참담하고 부끄럽다"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사과했다.

표 최고위원은 "요즘 KBS와 관련된 일련의 이런 사태를 보면서 참으로 그 회사 출신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부디 KBS 모든 조직원들의 일대각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미방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유승희 의원도 "억울한 죽음을 욕되게 하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기본적 인식도 없는 자는 KBS 보도국장 자격이 없다"며 김시곤 국장에게 당장 KBS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자 김시곤 보도국장은 사퇴 입장을 밝혔다.

김 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도의 중립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김시곤 국장 한 사람으로 사퇴 만으로 수습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KBS의 민낯은 김시곤 국장의 사퇴만으로 덮어질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새정치연합 등 야당은 길환영 KBS 사장의 공식 사과와 김시곤 국장의 즉각 해임, 그리고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특히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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