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국정조사, '김기춘 변수'에 막혀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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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국정조사, '김기춘 변수'에 막혀 파행
  •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 승인 2014.05.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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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채택 둘러싸고 여야 협상 표류... 세월호 피해가족, 성역없는 증인 채택 요구

▲ 세월호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을 위한 여야의 협상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증인 채택 문제로 표류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세월호 국정조사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야당이 핵심 증인으로 지목한 김기춘 비서실장 증인 채택에 새누리당이 반대하면서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을 위한 협상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여야는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관련해 지난 27일 오후 3시 4자회담을 시작한 이후 협상을 계속해 왔으나 28일 오전 7시부터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새누리당이 김기춘 비서실장 증인 채택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

새누리당은 김기춘 비서실장 등 핵심 증인에 대해 증인 채택을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비서실장 이름을 뺀 채 비서실을 기관 채택 증인으로 하고 나머지 핵심 증인에 대해서는 여야 협의를 통해 반드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협의로 할 경우 증인 채택이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여야가 요구하는 증인을 합의해 국정조사 계획서에 담아 처리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또한 기관(청와대 비서실) 증인으로 김기춘 비서실장을 명기하는 것 역시 반대하고 있다.

여당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불려나오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책임 추궁이 거세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듯하다.

이처럼 증인 채택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의 국정조사특위 협상이 파행되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실종자, 생존자 가족 대표들은 지난 27일 국회를 방문했다.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은 국회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자 이틀째 국회를 떠나지 않고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피해 가족들은 ▷즉각 국정조사특위를 가동해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설 것 ▷여야가 주장하는 모든 조사대상, 증인, 자료공개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하고 성역 없는 투명한 국정조사에 임할 것 ▷국정조사 요구서, 계획서 채택 형식에 무관하게 특위 가동과 조사대상, 증인, 자료공개 등 채택 시 사전 협의해 본회의와 국조특위를 같은 날에 개최할 것 ▷국조특위는 업무개시와 동시에 진도로 내려가서 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최우선적으로 들을 것 등 크게 네 가지를 국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국회법과 절차를 들어 '전례가 없는 일이다', '관행대로 먼저 특위를 열고 증인 채택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월호 피해 가족들은 "관행 때문에 세월호가 넘어간 것이다. 관행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죽었다"며 "관행을 핑계로 일을 꼬이게 만들지 말라"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새정치연합도 "전례 없는 사건이므로 전례 없는 특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새누리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도종환 새정치연합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28일 국회 브리핑에서 "꼭 불러야 할 증인들 먼저 합의하고 국정조사에 임해야 한다. 대통령도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뭐든 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자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에 내정된 심재철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국회 브리핑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심재철 의원은 먼저 세월호 참사 진상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정조사특위가 하루빨리 열려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심  의원은 또 "국정조사특위 조사 내용이나 증인 채택에 성역이 존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정조사특위를 먼저 열어 기관보고, 예비조사 등을 한 뒤 의혹이 드러나면 그때 증인을 채택하자고 했다.

심 의원은 "만약 의혹이 드러나면 그가 누구든 성역없이 신속하게 증인으로 채택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국조특위부터 열자"고 야당에 요구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은 특정인(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방패막이 역할을 당장 그만두고 증인 채택에 협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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