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반대 주민,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글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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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반대 주민,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글 올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05.30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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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씨 "마을공동체 완전 파탄... 더 큰 사태 나기 전에 도와달라" 대통령께 호소

"권력의 힘에 의해 송전탑이 마을로 내려왔다 다시 산으로 올라가며 송전탑 3개를 더 세우는 산외면과 경북 청도군을 지나지 않으려고 마을로 내려와 한 마을을 송전선으로 갈라놓고 논과 밭에 세워지며 다시 올라가는 상동면은 13개의 송전탑이 더 세워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밀양 송전탑 4개 움막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다가오면서 밀양 주민들이 여러 경로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상동면 대책위 총무인 김영자(밀양시 상동면 여수마을)씨는 30일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절절한 글을 올렸다.

김영자씨는 이 글에서 765KV 밀양 송전탑 공사는 '힘없는 자들이 짓밟히는 공사'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권력의 힘에 의해 송전탑이 마을로 내려왔다 다시 산으로 올라가며 송전탑 3개를 더 세우는 산외면과 경북 청도군을 지나지 않으려고 마을로 내려와 한 마을을 송전선으로 갈라놓고 논과 밭에 세워지며 다시 올라가는 상동면은 13개의 송전탑이 더 세워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영자씨는 "국책사업이라고 밀어붙이는 이 공사는 주민과의 합의도 되지 않은 채 매일 경찰 병력 3000명 이상을 동원해 지금껏 강행됐다"며 "송전탑 1기에 30억원 이상 드는 이 공사가 저희들의 삶의 터전인 마을을 초토화시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한전이 돈을 미끼로 마을을 이쪽 저쪽으로 갈라놓고 마을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전의 분열공작에 하나 둘씩 합의를 시작해서 마을에는 합의하는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이 서로 싸우고 험담을 하게 됐다"며 "그로 인해 아래 윗집에 사는 사촌 간에 말을 하지 않고, 집안 간에, 이웃 간에 서로 원수가 돼 마을 공동체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날렸다고 강제 철거 한다면 또 다른 사고가 터질 게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저는 올해 1월 첫 주민 전체회의 때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것을 적으라는 종이에 '일상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적었다"면서 "정말로 농사짓고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김영자씨는 끝으로 "저희들이 바라는 것은 경찰 병력을 동원한 강제 철거가 아니라 정부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며 "더 큰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앞서 밀양시는 지난 27일 송전탑반대 주민(대책우) 앞으로 '밀양 송전탑 4개 움막 농성장 등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발부했다.

밀양시는 자진 철거를 계고했던 밀양송전탑 부지 4개 움막 농성장(101번 단장면 용회마을, 115번 상동면 고답마을, 127번 부북면 위양마을, 129번 부북면 평밭마을)과 4개 농성장(단장면 단장리 금곡헬기장, 부북면 장동마을입구 농성장, 부북면 평밭마을 컨테이너 농성장, 부북면 위양마을 127번 부지 입구 움막)에 대해 6월 2일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할 것을 예고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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