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자원외교 '민낯' 날(NARL), 1/100에 헐값 매각
상태바
MB정부 자원외교 '민낯' 날(NARL), 1/100에 헐값 매각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11.14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조원 투자하고 겨우 200억원 건져... 새정치, 국민 혈세 날린 MB정부 국정조사 당위성 역설

▲ 이명박(MB) 정부의 국부유출 자원외교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하베스트 정유회사 날(NARL)이 투자금액의 1/000 헐값에 매각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MB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 목소리가 갈수록 커직 있다.
ⓒ 데일리중앙
이명박(MB) 정부의 국부유출 자원외교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그 상징적인 사례가 캐나다 하베스트의 정유회사인 날(NARL).

날(NARL)은 미국계 상업은행인 Silver Range에 사실상 최종 매각됐고, 현재 바이어(Silver Range) 쪽이 탱크에 남아 있는 원유, 설비에 대한 실사 등 후속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시간으로 14일 오후 늦게 자산 실사 작업을 마무리하고 최종적으로 바이어 쪽이 클로징(마무리)을 선언하면 계약이 끝나게 된다.

새정치연합 'MB정부 국부유출 자원외교 진상조사위원회'와 석유공사에 따르면, 날 매각 금액은 총 투자액(2조원) 대비 100분의 1 수준인 2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매입한지 불과 5년 만에 100분의 1토막이 난 것이다. 국정조사가 왜 필요한 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새정치연합 'MB정부 국부유출 자원외교 진상조사위원회 노영민 위원장은 "NARL은 탐사·개발사업처럼 리스크가 높은 자원개발사업이 아닌 가동중인 정유공장"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치욕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NARL의 최초 매입 금액은 1조230억원(9억3000만불)에 경영권 프리미엄 금액 3190억원(2억9000만불)을 포함한 1조3420억원(12억2000만불)이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경영권 프리미엄 4125억원(3억5700만불) 중 990억원(9000만불)만을 균등 배분 몫으로 인정해 1조1000억원(10억2000만불)을 매입금액으로 산정했다.

NARL의 부지는 총 191만4000㎡(58만평)로 지난 2월 전문평가기관인 Atlantic Realty Advisors(ARA)의 토지가치 평가 결과 77억원(700만불)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땅값과 기존 시설물에 대한 가치를 단 한푼도 받지 못했다.

노영민 위원장은 "이는 매입 이후에도 4억3000만불의 시설투자를 추가한 NARL 시설물에 대한 가치가 고철덩어리보다 못하다는 것을 매각·매입 양측이 인정했다는 것으로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가 지난 2009년 1조1000억원에 인수한 NARL은 지난 5년 간 인수금액 전체인 1조1000억원이 자산 손실됐다. 여기에 추가 시설투자 4763억원(4억3300만불), 운영비 손실 5830억원(5억3000만불) 등 모두 1조56억원(9억6000만불)의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새정치연합 진상조사위의 주장. 

▲ 새정치연합 'MB정부 국부유출 자원외교 진상조사위원회' 노영민 위원장은 14일 날(NARL)의 헐값 매각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치욕적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노영민 위원장은 "이는 단군 이래 최대의 국부유출을 넘어선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사건이며, 지난 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듯이 정권 실세의 개입으로 비롯된 최악의 국부유출사건"이라며 국정조사 당위성을 역설했다.

특히 국정조사가 실시될 경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거취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10월 국회 산업위의 석유공사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은 "석유공사는 공사법에 대한 지경부의 해석이 필요해 최경환 장관에게 직접 보고했다"며 "'잘 검토해서 추진하라'는 사업승인을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강 전 사장의 새누리당 의원의 증인 신문에서도 "정유공장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최경환 장관이) 동의를 했다"고 증언했다.

노영민 위원장은 "2조원의 국민 혈세가 유출된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국정조사를 통한 진실규명을 거부한다면 MB정권의 공범으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한편 석유공사는 사실 관계 확인을 요구하는 질문에 국제계약 관행을 이유로 계약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자산 실사 등이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계약이 끝난 게 아니다. 바이어 쪽이 최종적으로 클로징을 선언해야 계약이 끝나게 된다. 그때까지는 내용상 기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고 내용을 사전에 공개하게 되면 국제 소송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계약은 깨지고 엄청난 패널티(계약 불이행에 따른 위약금)를 물게 된다는 것이다.

'최종 클로징 시점이 언제냐'고 묻자 그는 "저쪽에서 오늘 오후 늦게 클로징이 된다고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NARL에 대한 미국계 상업은행 Silver Range의 매각 조건이 14일 오후 최종 공개된다는 말이다.

석유공사의 또다른 관계자는 "(전임) 이명박 정부는 무조건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하라고 했고, 현 정부에서는 다 매각하라고 한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