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현대사 미화 논란.. "선친께 바치는 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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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현대사 미화 논란.. "선친께 바치는 헌사"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4.12.3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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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해석은 금물... 국내 최초 전체 스태프 표준계약서 작성

▲ 현대사 미화 논란이 일고 있는 영화<국제시장> (사진=네이버 영화)
ⓒ 데일리중앙
연말 극장가에 몰아친 <국제시장>이 어두운 현대사를 지나치게 미화시켰다는 비난이 일자 윤제균 감독이 직접 지나친 정치적 해석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영화 <국제시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관객 중 일부는 '지능적인 사기 영화', '선동영화'라는 비난의 화살을 던졌다.

영화 전문 매거진 씨네 21은 '감격주의로 껴안은 감격시대', '산업화 세대의 정치적 반동성을 탈색한 채 부르는 헌창' 등의 혹평을 늘어놨다.

반면 '486세대분들 존경한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님께 효도해야겠다',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났다' 등 긍정적인 시사평도 올라와 맞대결을 펼쳤다.

영화를 만든 윤제균 감독은 3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께 감사드리는 마음에서 만든 영화"라며 "정치적 이슈가 아닌 가족적 시각에서 봐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평생 샐러리맨으로 가족을 위해 헌신하다가 대학교 2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님께 "참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이 한 마디를 못 한 평생의 한을 영화로 녹여낸 것이다.

한 편에선 마치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를 보는 것 같았다는 의견도 흘러나왔다.

윤 감독은 "미국 현대사를 다룬 <포레스트 검프>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도 근현대사를 다룬 영화가 있는데 우리나라엔 아직 없는 것 같다"며 "다른 영화를 참고하면서 새롭게 창조하려고 한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는 점이 근현대사를 다룬 외국영화와 주인공의 캐릭터 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논란과 궁금증과는 별개로 이번 영화가 특히 주목받는 점이 있다.

바로 전체 영화 스태프가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

윤 감독은 "한국영화에서 처음인 것 같다"며 "표준계약서대로 작업을 하면 우리가 정말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표현했다.

계약에 따르면 △하루 12시간 이상 촬영 금지 △초과 근무시 1.5배 초과수당 지급 △야간 근무시 2배 이상 초과수당 지급 △주1회 휴일 △4대보험 적용 등이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수당 미지급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스태프들에겐 실날같은 희망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영화계의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노력하는 모습은 비정규직 양산 정책으로 뭇매를 맞는 박근혜 대통령과 비교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윤 감독은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훨씬 더 민주적"이라며 "그럴 경우 투자금이 1~2억원 정도 추가되지만 투자자들이 양해해 주신다고 하면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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