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베스트 상류 1조원 비싸게 사'... 정부도 알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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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트 상류 1조원 비싸게 사'... 정부도 알고있었다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5.02.10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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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하베스트 상류 과대 평가' 검토보고서 외면... 최민희, 최경환·이명박 책임 물어야

▲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하베스트 검토의견서. 지자연은 하베스트 상류 부분의 자산가치가 과대 평가됐다는 내용의 이 검토의견서를 2009년 12월 당시 지식경제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지경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막대한 국부 유출로 이어졌다고 한다.
ⓒ 데일리중앙
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하베스트사를 40억6500만 캐나다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4조5600억원)에 인수한 직후 하베스트의 상류 부분에 대해서도 '비싸게 샀다'는 정부 쪽 평가가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하베스트 상류 부분을 1조원 비싸게 산 사실을 정부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지식경제부는 '하베스트 상류 과대 평가' 검토보고서를 받고도 외면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새정치연합 최민희 국회의원은 10일 "당시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이러한 평가를 제출받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대형 M&A 체결로 자주개발률 상승'을 내세우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정치권과 전문가, 감사원 등에서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인수와 관련해 '정유'를 담당하는 하류 부분인 '날(NARL)'에 대해서는 여러번 지적을 제기한 적이 적이 있지만 상류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제기되지 않았다.

최민희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09년 12월 지경부에서 '하베스트 자산인수 계약의 적정성 및 기술적·경제적 타당성 검토 의뢰'를 받고 "상류부분의 자산가치를 과대하게 평가했다"는 의견서를 지경부에 제출했다.

지질자원연구원은 검토의견서에서 하베스트 상류 부분에 대해 "본 평가의 대상인 생산, 개발 및 탐사광구의 자산가치는 일반적인 인수합병의 경우에 비해 과대하게 평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산광구 중 일부는 고갈 상태에 이른 곳이 있어 생산량 유지를 위해서는 미개발 지역 시추, 회수율향상기술 도입 등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향후 시설비 및 운영비가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지질자원연구원이 이 같은 의견을 밝힌 구체적인 근거는 '일반적인 인수합병(M&A)의 경우와 비교해 확인추정매장량를 100% 산정하는 등 상류 부분의 자산가치를 과대 평가했다는 것.

또 "일부 광구(Cecil 광구 등)는 현재 거의 고갈 상태에 이르러 Water Flooding 및 Polymer Flooding 등의 회수률향상기술(EOR)을 적용해야 하며 이에 따라 시설비(CAPEX) 및 운영비(OPEX)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석유공사가 제출한 하베스트 상류부분 운영실적을 보면 인수 직전 3년(2007~2009) 평균 영업이익은 2억2200만 달러였다. 그런데 인수 직후 4년(2010~2013) 동안 평균 영업이익은 4600만 달러에 불과해 1/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 하베스트 상류부문 자산가치에 대한 석유공사 평가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펻가 비교(단위: 백만배럴, CAD 백만불). 자료=석유공사 '하베스트인수사업계획서' 및 지자연 검토의견서 최민희 의원실 재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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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하베스트 상류 부분에서도 인수 이후 2014년 6월까지 1억7900만 달러(약 2000억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석유공사가 평가한 하베스트 상류 부분의 자산가치는 27억7800만 달러. 하지만 지질자원연구원에서 지적한대로 하베스트 상류 부분의 자산가치를 재평가하면 16억1200만 달러로 계산된다.

석유공사가 무려 11억 달러나 더 비싸게 주고 하베스트 상류 부분을 인수한 것이다.

이처럼 바베스트 부실 인수로 막대한 국부 유출이 확인된 만큼 관련자들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 최민희 새정치연합 국회의원은 10일 하베스트 부실 매입과 관련한 근거 자료를 공개하고 이명박 전 대툥령과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던 최경환 경제 부총리 등의 책임을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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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의원은 "하베스트 하류부분인 '날' 인수가 부실과 어마한 국고 손실로 판명난 상황에서 상류부분마저도 비싸게 샀다는 평가가 계약 직후 정부측에서도 나왔다는 것은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인수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사기극이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며 "강영원 석유공사 전 사장, 최경환 당시 지경부 장관(현 경제부총리),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은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질자원연구원의 부정적인 평가를 제출받고도 당시 최경환 장관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정부 쪽의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타당성 평가 결과 부정적 평가가 나올 경우 합당한 후속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에 나설 예정이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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