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289] 조팝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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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289] 조팝꽃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4.2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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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작가)

▲ ⓒ 데일리중앙
길을 가다 저 꽃을 볼 때마다 마음이 급해집니다. 김삿갓 다녀님들을 모시고 빨리 저 꽃을 따야 하는데
그럴 시간도 여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줄기를 따라 하얗게 피어난 무수한 꽃잎들. 조밥을 튀긴 것과 같다해서 이름붙여진 저 조팝꽃이 산죽차에 이어 저희가 선택한, 김삿갓의 향기, 그 두번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보기에는 자잘하고 보잘 것 없을지 모르나 저 꽃이 지닌 향기와 약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산죽과는 확연히 다른 차원의 독특한 향기에 천연 아스피린이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약성...

어디에 내놓아도 약초차로 손색이 없습니다.

하지만 개화기간이 짧아 자칫 때를 놓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만개한 꽃을 보면 마음도 덩달아 안달을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내일로 다가온 단종제 행사가 더 중요하니 마음을 억누르고 며칠 기다릴 수 밖에요.

다만 하나 바란다면 꽃이 좀 천천히 피기를, 내주부터 채취해도 충분할 정도로 남아 있기를...

어떻습니까? 제가 생각해도 참 별난 기원인데 님께서도 재미삼아 같이 빌어 주지 않겠습니까?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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