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본관에 도대체 누가 살고 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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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본관에 도대체 누가 살고 있길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05.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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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냉장고·전기밥솥 등 반입... 청와대, '개인 사생활' 이유로 답변 거부

▲ 조달청 물품 대장에 따르면 2013년 4월 26일 청와대 본관에 침대, 김치냉장고, 전기밥솥, 텔레비전, 장롱 등 살림살이에 사용되는 약 3300만원어치의 물품이 반입됐다. 청와대는 이 물품의 사용 용도 및 사용자에 대해 개인 사생활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청와대 본관에 대통령 외에 누가 살고 있나. 이러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운영위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이 조달청에서 '대통령 비서실 및 국가안보물품 취득 원장'을 분석한데 따르면 2013년 4월 26일 청와대 본관에 17점, 약 3300만원어치의 물품이 반입됐다.

반입된 물품 대부분이 김치 냉장고, 텔레비전, 장롱 등 살림살이에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최민희 의원은 지난 2월 청와대에 이 물품의 사용 용도 및 사용자에 대한 서면질의를 넣었지만 대통령 비서실은 석달째 묵묵부답이다.

그러다 최근 국회 운영위 개최를 하루 앞둔 지난 4월 30일 '개인의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 침해'라는 이유로 물품구입 및 용도에 대한 사유를 제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청와대의 반응은 '도대체 누구의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인가' 하는 의혹을 일게 하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청와대 본관은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한 회의실 및 접견실, 만찬장 등이 있는 곳인데 2013년 4월 26일 본관에서 구입한 물품들은 본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라며 "대통령이 사는 공관이 아닌 청와대 본관에 600만원 상당의 고가의 침대를 비롯해 침대 3개와 일반 가정집 살림살이들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청와대는 본관에 도대체 누가 살고 있는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명쾌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만약 답변이 없을 경우 의혹이 생산되고 증폭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와대 본관은 대통령이 사는 공간이 아니며 국빈 및 경호원, 직원 등이 머무는 곳도 아니다. 이런 곳에 침대, 전기밥솥, 가습기 등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품이 왜 필요하냐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조달청 물품 대장에 따르면 장롱 3개, 텔레비전 3대, 김치냉장고 1대, 전기밥솥 1대, 진공청소기 1대, 전자레인지 1대, 토스터기 1대, 냉장고 2대, 가습기 3대 등 17점의 물품이 2013년 4월 26일 청와대 본관에 들어갔다.

대통령 비서실은 지난달 30일 최민희 의원실에 전달한 답변을 통해 "청와대의 경호 및 보안상 청와대 구입 물품의 용도 등을 공개하기 어렵고, 요구하신 자료가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가 침해될 우려도 있어 제출할 수 없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경호 및 보안, 개인 사생활 보호를 위해 국회가 요구한 물품 구입 용도 및 사용자를 밝힐 수 없다는 것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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