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는 순식간에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두 위원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하기엔 부적절한 발언임을 지적하며 다시 한 번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잦은 여진처럼 이어져 온 당 내 갈등과 분열의 조짐이 거센 강진 한 방에 겉잡을 수 없이 커져 상황을 수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 위원은 "당 내 패권문화는 비공개·불공정·불공평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갈량이 와도 당 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고위원도 모르는 일이라면 당원도 모를 것이 만무하다"며 "공개·공정·공평으로 모든 사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게 (갈등 해결의) 시작"이라고 충고했다.
지난 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주는 공개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주 위원이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당 내 갈등과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서로 간의 신뢰에 말문을 열 수 밖에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자 정청래 최고위원은 질세라 "공개·공정·공평 매우 중요한 일이자만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사퇴 할 것 처럼 공갈치는 것이 더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과 미디어가 지켜보고 있는 공개석상에서 상당히 수위높은 발언에 일순간 회의실 분위기가 얼어붙기도 했다.정 위원의 발언 동안 계속 입을 앙다물며 숨을 고르던 주 위원은 정 위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공개석상에서 이런 말을 들어 치욕적"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주 위원은 "저는 세상을 이렇게 살지 않았다"며 "사퇴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사퇴한다고 공갈을 쳤다니 설사 그렇다해도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고 발끈했다.
이어 "지금까지 제 발언에 대해 (정 위원이) 사사건건 sns를 통해서 비판해왔지만 참았다"며 "저 같으면 '주 위원과 의견이 다르다'고 하는 게 맞지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이 할 말은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화를 진정시키려는 전병헌 최고위원의 만류에도 주 위원은 "내가 공개석상에서 말을 들었기 때문에 (반박)하는 거지 그럼 나는 비공개에서 하냐"며 "저는 사퇴 한다. 지도부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말을 맺으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다급히 뒤따라간 문재인 대표와 오영식 최고위원은 막무가내로 자리를 박차고 나간 주 위원을 돌려세우지 못하고 다시 자리에 착석했다.
이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단합'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씀드린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최고위원들 간의 논쟁에 문 대표는 진땀만 빼고 있어 위기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