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그래운동본부, 포스코 대국민 사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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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그래운동본부, 포스코 대국민 사죄 촉구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5.05.1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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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노동자 자결 사태... 포스코센터 앞에서 무기한 1인 시위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하십시오. 멀리서 하늘에서 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화장하여 제철소 1문 앞에 뿌려 주십시오. 새들의 먹이가 되어서라도 내가 일했던 곳 그렇게 가고 싶었던 곳 날아서 철조망을 넘어 들어가 볼렵니다."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경영진은 무한비리! 현장은 무한하청! 하청은 무한탄압! 포스코는 국민 앞에 사죄하라!"

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는 학대와 징계를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자결과 관련해 포스코의 대국민 사죄를 촉구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사내하청업체 EG테크에 입사해 17년 동안 산화철 폐기물 포장업무를 해 온 양우권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EG테크분회장이 지난 10일 아침 목을 매 자결했다.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하십시오. 멀리서 하늘에서 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화장하여 제철소 1문 앞에 뿌려 주십시오. 새들의 먹이가 되어서라도 내가 일했던 곳 그렇게 가고 싶었던 곳 날아서 철조망을 넘어 들어가 볼렵니다."

해고 노동자인 양 분회장은은 세상을 뜨면서 남아 있는 동지들에게 이렇게 유언을 남겼다.

대법원에서 당당히 부당해고로 판결받아 자신이 근무하던 포스코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었다면 그는 목숨을 끊지 않았을 것이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 일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면 그는 가족을 남기고 홀로 먼 길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EG그룹 박지만 회장과 사용자들이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노동자에게 귀를 기울였다면 그가 이처럼 참담하고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지만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이다.

장그래 운동본부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는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지방법원부터 대법원까지 부당해고로 판결이 났지만 회사는 광양제철소 현장직으로 일했던 양 분회장을 1년 동안 제철소 밖 사무실에서 대기 상태로 있게 했다.

게다가 영화 <올드보이>처럼 폐쇄회로 TV(CCTV)로 감시하고 왕따를 시키고 징계했다고 한다. 사실상 사람을 말려죽일려고 작정을 했던 것처럼 보인다.

장그래 운동본부에 따르면, 포스코는 10년 전인 2004년 매출액이 19조7000억원에서 2014년 65조원으로 세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1만9377명이었던 정규직 노동자는 2014년 1만6957명으로 거꾸로 2000명 넘게 줄었다. 그 비밀은 바로 간접고용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증가와 연관돼 있다.

포스코는 2014년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공시에 1만5723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사무관리직과 연구직을 제외하면 생산현장의 60% 이상이 사내하청 노동자라는 것이다.

박점규 장그래 운동본부 대변인은 "거대기업 포스코는 무노조 삼성과 함께 헌법 위에 군림하며 하청업체에 노조가 만들어지면 조직안정화라는 명분으로 철저하게 탄압하고 무력화시켰다"고 비난했다.

장그래 운동본부는 "박근혜 정부는 포스코와 박지만 회장의 이지(EG)그룹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노조탄압과 불법파견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스코와 이지그룹은 양우권 분회장의 죽음 앞에 사죄하고 노조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포스코와 이지그룹의 반노동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그래 운동본부는 포스코의 부당 노동탄압을 규탄하기 위해 포스코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포스코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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