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최재성 "강부자씨에게 제일 미안"
상태바
물러나는 최재성 "강부자씨에게 제일 미안"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02.03 15:2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정론관서 고별 브리핑... "그동안 상처받은 분들에게도 죄송"

▲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가운데)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고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좌우에는 각각 김유정 대변인과 신임 노영민 대변인.
ⓒ 데일리중앙 이성훈
특유의 입담을 자랑했던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이 3일 23개월 간의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최 대변인의 후임에는 초선의 노영민 의원이 새로 임명됐다.

최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고별사를 통해 탤런트 강부자씨에게 가장 죄송하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강남 땅부자'라는 뜻의 '강부자'라는 은유적 표현으로 정부를 비판해 왔다.

그는 "석달 전쯤 어느 행사장에서 강부자씨를 만났는데 앞으로 자기 이름 좀 쓰지 말라는 신신당부가 있었다. 그 뒤로 '강부자 내각'이나 '강부자 정부'라는 말 안 썼다"며 "개인적으로 강부자씨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최대변은 이어 자신의 언어로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혹시 제가 긴 기간 동안 대변인을 하며 마음에 상처를 받은 분들이 있다면 죄송하다"며 "그런 말을 하는 저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또 "제가 대변인에 대뷔했을 때 역대 대변인 가운데 가장 큰 얼굴로 국민들을 놀라게 한 기억이 있다"며 "그런데 특히 방송 카메라기자들이 일반 정치인과 비슷한 크기의 얼굴로 잡아 줘서 국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해준 점 감사하다"고 재치있는 입담을 발휘했다.

평소 논평할 내용을 키워드만 적어서 논평하는 것으로 알려진 최 대변인은 "굳이 정돈된 문장으로 브리핑하지 않은 것은 국민들에게 너무 규격적 틈에 가로막힌 언어로 입장을 전달하는 것보다 대변인의 자유로운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조금 더 생동감 있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제는 그동안 규격적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좀더 자유롭게 정치인으로서의 제 언어와 제 생각을 국민들께 밝히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 조금 더 진지하게 민심의 바다로 뛰어들어 민심의 실체를 현상 그대로 읽는 안목을 구비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 왔던 김유정 대변인은 "오빠 찾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하는 데, 앞으로도 계속 오빠(최재성 대변인) 찾으며 괴롭힐 것"이라고 최 대변인의 퇴임을 아쉬워 했다.

전대협 2기인 1988년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최 대변인은 초선이던 2007년 2월 당시 열린우리당 대변인에 발탁된 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으로 당명이 바뀌는 동안 당 대변인과 원내대변인을 맡아 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원유일 2009-02-03 19:36:46
그렇다고 그런 조어를 안쓸 이유가 없지 않나.
최재성은 물러나도 다른 대변인이 그 역할을 해야할 터
그렇다면 이명박 정권을 강부자 내각 강부자 정권이라고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일텐데. 개인적으로 강부자씨에게 미안할 수는 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