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험공사, '구조화상품' 1900억원 투자수익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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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보험공사, '구조화상품' 1900억원 투자수익률 '0%'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09.30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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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옥 "금융시장 예측 부실과 무리한 자금운용 때문"... 무보 "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적"

▲ 국회 산업위 새정치연합 전순옥 의원은 30일 무역보험공사의 '구조화상품' 수익률이 사실상 '0%'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무보의 부실 투장에 대해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부실 투자로 국민 세금을 까먹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산업위 새정치연합 전순옥 의원은 30일 "2015년도 국정감사를 위해 무역보험공사에서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구조화상품 수익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구조화상품'에 투자된 1900억원의 수익률이 사실상 0%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무역보험공사는 '구조화상품'은 포트 폴리오의 한 방편으로 투자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무보는 올해 2조4000억원 상당의 중장기 자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자금운용에 따른 평균 수익률은 2.71% 수준이다.

그러나 중장기 자금 중 '구조화 상품'에 투자된 상품은 사실상 '수익률 제로'를 기록하는 등 매우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금융기관에 단순 예치하는 정기예금의 수익률도 2.5%라는 점을 감안하면 '구조화 상품'의 매우 저조한 수익률은 사실상 투자 실패와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구조화상품'이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내는 원인은 금융시장에 대한 예측 부실과 무리한 자금운용이 빚은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지속적인 하향 추세였고 지난해에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보가 CD금리 범위 이탈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구조화 상품'에 대한 투자를 계속했다는 것은 자금운용 위험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걸로 보인다.

'구조화상품'이란 CD금리가 일정범위 이내이면 일반 금융상품보다 고금리를 지급하고 범위 이탈 시에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원금보장형 상품이다.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상 당분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보가 운용중인 '구조화 상품'은 상당기간 저조한 수익률이 지속될 전망이다. 그렇다고 중도환매를 할 경우 4% 안팎의 원금 손실이 발생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전순옥 의원은 "무보는 자금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금의 수익성을 도모해 기금 확대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교한 금융시장 예측과 엄격하게 투자 상품을 선별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러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무보의 부실한 기금 운영에 대해 "단지 정기예금만 가입해도 수십억원 상당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무보는 부실한 투자로 인해 이자수익 한 푼 건지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무보의 부실한 기금운용으로 인해 가뜩이나 모뉴엘 사기사건 등으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조한 자금운용 실적 등이 기금 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순옥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무보의 저조한 기금운영 실적 원인과 개선방안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다.

▲ 한국무역보험공사의 기금운용현황(단위: 억원, %). 자료=무역보험공사
ⓒ 데일리중앙
국회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무역보험공사는 적극 해명했다.

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갑자기 금리가 떨어진 지난해 7월 이후 수익률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구조화 상품'은 금융자산운용위원회(외부 6명+내부 3명)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금운용 방식이 다양한 만큼 그중 일부(전체의 10%)를 '구조화 상품'에 투자하기로 이른바 '포트 폴리오'의 한 방편으로 투자 결정이 이뤄졌다는 것.

이 관계자는 "'구조화 상품'은 원금 손실이 전혀 없는데다 CD금리가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한 것"이라며 "2010년 이후 평균 수익률은 3%안팎인데 2014년 7월 이후 금리가 떨어지면서 지난 1년간 수익률이 0%대"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보면 크게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투자후 지난해 7월 예상치 못한 금리 하락으로 저수익율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리면 국내 금리도 연동돼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낮은 수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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