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CEO 34% "회사 물려줄 사람 없다"
상태바
기업 CEO 34% "회사 물려줄 사람 없다"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9.03.03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구택 전 회장의 임기 내 사퇴로 혼란을 빚은 포스코가 최근 최고경영자(CEO) 승계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CEO의 등장과 퇴진이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CEO 교체 이후에도 경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글로벌 기업일수록 '직책 승계 프로그램(succession program)'이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E는 인재 선발 시스템인 Session-C를 통해 핵심 인재를 양성한다. 2~3명의 CEO 후보를 선정해 2년 가량 엄격한 교육과 능력 평가를 거친 뒤 가장 유능한 한 명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Session-C를 거쳐 잭 웰치의 뒤를 이어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CEO에 올라 화제가 된 바 있다.

아시아 최대의 CEO 교육기관인 세계경영연구원(이사장, 전성철)이 최근 CEO 105명을 대상으로 '당신의 뒤를 이을 차세대 CEO가 있습니까'라는 주제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가 흥미롭게 나왔다.

이구택 전 회장의 임기 내 사퇴로 혼란을 빚은 포스코가 민영화된 공기업 가운데 최초로 "CEO 승계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CEO의 96%가 '우리 기업들이 포스코처럼 CEO 승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재직 중인 CEO의 임기 기한 중에 다음 최고경영자를 선발해 훈련하고 육성하는 CEO 승계 프로그램을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13%만이 '있다'고 답했다. 승계 프로그램 유무와 기업 규모는 큰 상관관계가 없었다. CEO들의 열렬한 동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기업들에는 CEO 승계 프로그램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지 못한 것이다.

현재 CEO의 임기 후 뒤를 이을 후계자가 정해졌는지 알아봤다. CEO 3명 가운데 1명은 '아직 아무도 정해져 있지 않다'(34%)고 했다.

반면, 약 절반 정도인 46%의 CEO는 비공식적으로 후계자를 결정했다. '마음 속으로 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13%), '비공식적으로 후보군이 정해졌다'(33%) 등이었다.

CEO 20%는 공식적으로 후계자를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 명이 정해졌다'(7%)와 '확정된 후보군이 있다'(13%) 등이다.

공식, 비공식적으로 다음 후계자가 결정되었다고 응답한 CEO 69명을 대상으로 사내에서 그 사실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지 물었다. 43%는 '나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후계 대상자들만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19%, 임원진 이상이 모두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16%였다. 22%의 CEO는 '직원들이 전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후에 CEO 승계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72%의 CEO가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8%의 CEO는 '당분간 만들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