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국내경기에 대한 세계경제 영향 확대의 원인'
상태바
LG경제연구원 '국내경기에 대한 세계경제 영향 확대의 원인'
  • 뉴스와이어
  • 승인 2009.03.08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뉴스와이어)
세계 수요 위축이 우리나라의 주력상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우리 수출의 타격이 커지고 있다. 선진국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에 증폭되어 나타나면서 소비동조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 하락폭보다 국내경제 하락폭이 더 커지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률 하락, 우리나라가 더 심각

세계경기가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주요국들에 비해 더욱 가파른 경기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이전 우리나라 경기는 세계경기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성장률이 외환위기 시기를 제외하고는 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2000년대 중반경에는 세계경제 성장률과 유사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적으로 파급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 기록하고있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전기비 -5.6%를 기록했다. 이 기간중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성장률이 -1.6%, 유로권이 -1.5%이고 선진국중 경기위축 정도가 가장 심한 일본이 -3.3%를 기록해 우리나라는대부분 선진국보다 성장률이 훨씬 크게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4분기 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할 경우 -20.8%에 달해 미국의 -6.2%보다훨씬 낮은 수준이다. 주요 개도국에 비해서도 성장하락 폭이 크다. 대만, 태국 등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6% 내외의 하락폭을 기록하였을뿐 다른 국가들은 우리보다 완만한 하락에 그치고 있다.

수출의존도 세계평균보다 두 배 가량 높아

우리 경제가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는원인으로 높은 대외의존도가 지적된다. 우리나라의 수출(재화와 서비스)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기준 57.7%에 달한다.전세계적으로 GDP 대비 수출의 비중은33.5% 정도로 나타나고 있어 우리나라는 세계평균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출비중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수요부진으로 대부분의 국가가 수출급락을 경험하는 가운데 수출이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큰 우리나라 경기가 타격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GDP 산정에 이용되는 물량기준 재화와 용역 수출의 GDP 비중은 2008년 기준63.5%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국민계정상 재화와 용역의 수출은 전년동기비7.2% 감소하여 전체 성장률을 4.4% 끌어내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물론 수출감소는 수출용 수입감소를 동반해 성장하락폭을 낮추게 되지만 수출감소에 따른 소득저하가 내수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국내성장은 그 이상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경기침체기 불리한 수출상품 구성

높은 대외의존도가 우리나라 성장 저하의 중요한 원인이지만 우리 수출증가율이 다른 나라들보다 더 크게 떨어지는 이유는 다른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높은 환율로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가격경쟁력을 가지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간 주요국의 평균 수출증가율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23.4%로 대만, 일본 등과 함께 수출이크게 감소한 국가군에 속한다.

이들 국가들은 선진국으로의 내구재 수출, 그리고 중국 등 아시아국가로의 중간재 및 자본재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1970년대 이후 일본은 자동차, 기계, 전자제품 등 내구재 등을 미국 등 구미 선진국에수출함으로써 제조업 강국으로서 지위를 굳건히 했고 이후 한국과 대만 그리고 1990년대이후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고성장 과정에서이들 국가로 핵심부품, 기계류 등 자본재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한국, 대만 등도 선진국에 대한 내구재 수출과 함께 중국 등 후발개도국의 생산 및 생산능력 확충에 필요한 중간재나 자본재를 수출하는 성장방식을 따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상품 구성을 보면 세계 평균에 비해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와 함께 전자부품, 철강 및 화학 등의 중간재 비중이 높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점차 선진국에 대한 직접적인 내구재수출에 비해 개도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이 큰 타격

내구재와 중간재 수출을 통해 우리나라 전체수출이 2000년대 들어 고성장했지만 세계경기 침체를 맞아 상황이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최근의 급격한 글로벌 수요 위축은 우리나라의 주력제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한지난해 11월 이후 두달간 미국 수입시장의 수요변화를 살펴보면 전체 수입수요는 15.7% 감소했는데 유가하락으로 원유수입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20% 이상 하락하면서 전체 수입수요의 감소를 이끌었다. 철강(-10.7%), 화학(3.3%) 등 중간재 수입은 상대적으로 적게 감소했는데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은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고용불안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금융기관의 기능 저하로 가계차입이 어려워지면서 지출부담이 큰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추이를 보더라도 오일쇼크 시기 등 심한 경기침체기 중에는 내구재 소비가 가장 크게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고환율 등으로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등 주력 내구재 분야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어 미국시장에서는 점유율이크게 떨어지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중 미국의 수입은 평균15.3% 하락했는데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은-10.2%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우리 수출이 덜떨어졌다. 한편 우리나라의 중국 등 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지난 11월 이후 올 1월까지 3개월간 우리나라의 전체수출은 23.5% 감소했는데 중국에 대한 수출은 35.7% 줄어들었다.

선진국의 수요 감소는 우리나라의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에 타격을 주어 내구재 생산에 필요한 부품 등 자본재 수출이 줄어들게 된다.또한 선진국의 수요감소가 그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왔던 중국의 시설투자를 둔화시킴으로써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이후 중국의 수입수요중 가장 크게 위축된 부분은 미국과는 달리 전자부품, 철강, 화학, 원유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제품은 중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 제품들이다. 결국 선진국의 소비수요 위축이 우리나라의 선진국에대한 직접 수출보다는 중국 등을 통한 우회수출에 영향을 줌으로써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교역, 성장보다 더 위축

2000년대 들어 2007년까지 세계경제가 평균4.0% 성장한 가운데 세계교역물량은 6.0% 늘어나 글로벌 분업의 비약적인 확대를 가져왔다. 세계 평균 소득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필수소비재보다 내구재 등 선택적인 소비재에 대한수요가 크게 늘었고 생산능력을 확충시키기위한 투자가 급증하면서 설비확장과 관련된중간재, 자본재 수요도 크게 늘었다. 2000년대 무역의 평균 증가율을 보면 연료 등 원자재와 함께 철강, 화학 등 중간재 부문의 교역이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이러한 현상은 역전되고 있다. 금융불안과 소득감소로 내구재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과잉공급을 우려한투자 위축으로 소위 굴뚝산업이라고 불리는장치산업 관련 재화의 교역이 크게 위축되고있다. 지난 4분기중 국민계정이 발표된 19개국의 통계를 바탕으로 보면 4분기의 전년동월비성장률의 평균값이 -1.4%인데 반해 물량기준 수출증가율(재화와 용역 수출 기준)은 -5.2%에 달했다. 결국 각국의 소비위축의 영향이 그동안 교역이 활발했던 분야의 재화나 이를 위한 투자와 관련된 재화에 집중되면서 그동안의 글로벌 교역확대 추세가 교역감소 추세로전환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07년 이후 내수경기 동조화 심화

우리나라의 경기가 세계경기의 영향을 크게받는 다른 원인으로 내수경기가 직접적으로 동조화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과거 세계경기하강이 국내경기에 전파되는 경로는 우선 세계수요 부진으로 국내 수출이 위축되고 이에따라 국내생산과 소득이 줄면서 투자, 소비 등내수경기가 둔화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88올림픽 이후, 그리고 2000년대 초반 신용카드버블 붕괴시기 등 일부 내수주도의 경기변동기를 제외하고는 수출이 선행하고 투자, 소비가 후행하는 경기패턴을 보여왔다.

현재는 대외요인에 의한 경기변동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수요가 수출보다 오히려 더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재판매 등 소비지표는 지난해 9월부터 뚜렷한 둔화추세를 보였으며 설비투자 추계지표는 10월 이후 전년동기비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반면 수출은 11월 이후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면서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내수경기가 세계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현상은 2007년 이후 본격화되었다. 2007년 초반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가 불거지고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 우려가 확산되면서 세계적으로 소비가 동조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기시작했다. 특히 2008년 4분기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전세계적으로 내수경기가 동반 급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의 소매판매 추이를보면 2007년 이후 상관관계가 크게 높아지는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소비위축 정도도 우리나라가 더 심각

미국 금융시장 불안은 크게 세 가지 경로를 통해 국내 소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금융불안의 전파에 따른 신용경색, 둘째,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역(逆)의 자산효과, 셋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소비심리 위축이다. 각각의 요인들을 나타내는국내외 지표들은 대부분 2007년 이후 뚜렷한동조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경색의 지표로 사용되는 신용스프레드의 경우 2007년 하반기 서브프라임 부실위기가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상승했다가 이후 안정되었으며 다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급등하는추세가 전세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7년 이전 우리나라와 미국의 신용스프레드 간에는 거의 상관관계가 없었으나 2007년 이후 상관관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의 동조화도 뚜렷해지면서 전세계적인 소비둔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부동산 가격 불안도 가시화되면서 가계의 자산가치 하락이 본격화되고 이것이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쳐 미국과 소비심리 지수가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 경기침체기에서 소비 역시 우리나라에서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4분기 소비증가율 둔화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는전기비 -4.8% 감소해 4분기 지표가 발표된 대부분의 국가보다 소비위축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우리나라의환율 급등 등으로 볼 수 있듯이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우리나라에 증폭되어 나타나는 현상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금융기관 부실로 우리나라에서 달러화 유출현상이 본격화되고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주가하락, 환율 급등이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OECD국평균보다 높은 가계부채로 인해 신용제약에 따른 소비감소 효과도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판단된다. 결국 수출부문과 내수부문이 모두세계평균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되면서 우리나라는 빠른 경기하강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국내 성장률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낮을 듯

우리나라에 불리한 세계무역 환경의 변화는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가계의 부채조정과정에 있는 미국의 소비부진 현상이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결국 세계교역의 위축 현상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과거 오일쇼크 시기중에도 내구재 교역의 둔화가 철강, 화학 등 생산을 위한 중간원료의 교역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성장보다 낮은 교역증가세가 수년간 지속된 바 있다.

내수부문도 크게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동유럽 외환위기 상황에서보듯이 이제 금융부문의 위기는 선진국에서 점차 개도국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크다. 단기외채 비중, 은행 예대율 비중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우리나라의 외환 및금융시장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소비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수출의 부진이소득감소로 이어져 내수경기에 파급되는 일반적인 경기하강 경로가 작용하면서 소비위축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금년중 연간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세계경제의 평균 성장률보다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커보인다....LG경제연구원 (www.lgeri.com) 이근태 연구위원

보도자료 출처 : LG경제연구원
보도자료 통신사 뉴스와이어(www.newswire.co.kr) 배포

뉴스와이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