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패권행사하려면 똑바로 해, 그 따구식으로 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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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패권행사하려면 똑바로 해, 그 따구식으로 하지말고"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03.21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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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공천' 논란속 당무 거부... "그 따구식으로 대접하는 정당에 일할 생각 추호도 없어"

"내가 응급의사 치료하는 의사 같은 사람인데 환자가 병 낫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더이상 할 수가 없어요.."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사람을 갖다가 인격적으로 그 따구식으로 대접하는 그런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어."

"내가 응급의사 치료하는 의사 같은 사람인데 환자가 병 낫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더이상 할 수가 없어요.."

비례대표 '셀프 공천' 논란에 휩싸여 당무 거부에 들어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비례공천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향해 격한 말을 쏟아냈다.

당이 싫다고 하면 총선 후 떠날 수 있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김종인 대표는 21일 아침 서울 광화문에 있는 개인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정을 해서 내가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해주고 있는 건데"라며 자신에게 반대 목소리를 내는 당내 세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전날 당 중앙위에서 있었던 박우섭 중앙위원(인천 남구청장)의 반대 토론을 언급하며 "패권을 행사하려면 똑똑히 하라고 해. 그따구 식으로 하지말고"라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당내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비례대표 순번 수정 요구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가 자기들한테 보수를 받고 일하는거야 뭘하는거야. 사람을 갖다가 인격적으로 그 따구식으로 대접하는 그런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어"라며 화를 삭이지 못하는 듯했다.

김 대표는 "인격모독을 하는 걸 제일 못 견디는 거"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후 예정된 중앙위와 관련해 "자기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지 않았어. 내가 결정하는 게 못마땅하면 자기네들이 알아서 하면 돼. 내가 목을 메고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야"라고 반문했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중앙위원회의를 열어 논란이 되고 있는 비례대표(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중앙위에 불참할 예정이다.

대표직을 내놓을 생각도 있다는 건가라고 묻자 김 대표는 "대표직을 내놓고 안 내놓고 그런 건 묻지를 말고 대표직이 매력이 없다"라며 화제를 돌렸다.

이어 "솔직히 이야기해서 새벽부터 일어나서 당에서 하루종일 나이도 젊은 사람도 아닌데. 근데 이 사람들이 내가 마치 비례대표를 따먹고 큰 목적이 있어서 하는줄 알아. 내가 그게 제일 못 마땅한거야"라고 말했다.

'셀프 공천'이라는 말이 나오자 민감하게 반응하며 손을 내젓듯 기자의 말문을 막았다.

김 대표는 "세상에 내가 제일 기분 나쁜 게 그거야. 속마음을 다 가둬놓고 비례대표 2번을 한 것을 갖고 내가 큰 욕심이 있어서 한 것처럼 그렇게 인격적으로 사람을 모독하려면 나는 죽어도 못 참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가 이날 중앙위에서 비례대표(안)이 또 통과가 안 되면 어떻게 할건지 물었다.

그러자 "자기들 뜻대로 하라고 그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 대표는 "중앙위가 당헌대로 권한을 행사하려고 하면 권한을 행사하라 이거야. 비례명단을 다 뒤집어서 자기 뜻대로 비례 명단을 정하고 선거에 다 책임을 져. 그러면 다 끝나는거 아니야. 더이상 이야기할 게 뭐 있어"라고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김 대표의 '셀프 공천'을 둘러싼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박병석·원혜영·유인태·이석현·정세균·추미애 등 중진의원들과 을지로위원회에 이어 사무직당직자노조까지 당 지도부를 성토했다.

노조는 "이번 비례대표 후보자 중에는 '논문 표절', '방산비리' 의혹을 받는 후보자, 정부·여당의 입장만을 쫓아 왔던 인사, 심지어 우리당의 뿌리인 전직 대통령을 모독한 후보자도 있다"면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서민을 섬기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추구하는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근본을 부정하는 사람이 우리당의 국회의원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진의원들과 을지로위원회도 이날 내놓은 성명을 통해 김종인 지도부의 비례대표 공천 결과를 강하게 비판하고 비례대표 후보 공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에 열리는 당 중앙위도 진통이 예상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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