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법 반발, 민주주의 원칙 훼손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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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법 반발, 민주주의 원칙 훼손하는 일"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6.05.25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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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에 불편한 심기 드러내... 개헌 언급 및 향후 정치구상 밝혀
▲ 정의화 국회의장은 25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정부여당의 반발에 대해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시 청문회를 내용으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정부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입법부 수장으로서 행정부를 향해 "구시대적인 행정편의주의를 벗어 던져라"고 충고했다.

또 개헌 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의화 의장은 25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4.13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정치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구태의연한 이념적 색안경으로 서로를 적대시하고 조금만 생각이 달라도 내 편이 아니라며 배척하며 편 가르기에만 몰두하는 한심한 정치를 그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치와 연대를 강조하며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던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고 했다. 무능한 정치를 유능한 정치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정 의장은 "아직도 권위주의 시절에 살고 있는 정치권 일부와 구시대적 행정편의주의에 젖어있는 일부 공직사회의 인식부터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운영제도 개선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 중 상임위 청문회 활성화 부분을 두고일부에서 '행정부 마비법'이라는 비판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민주주의 훼손'을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감사하고, 특정한 국정사안을 조사하는 것은 헌법 61조에 규정돼 있는 국회의 당연한 책무라고 상기시켰다.

정 의장은 "행정부가 국민의 편에 서서 올바르게 일하라고 만든 법을 '귀찮다'고 '바쁘다'는 이유로 반발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의 일부 청문회에서 나타났던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며 정책 청문회 활성화 자체에 반대하는 것 또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다'는 식의 회피성 주장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낡은 이념과 진영논리를 벗어던지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더욱 폭넓게 수용해 갈등을 녹여낼 새로운 정치 질서, '협치의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개헌 논의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장은 개헌 당위성으로 "지금은 87년 체제를 극복해야 할 구조적 전환기이며 역사가 바뀌고, 시대의 요구가 바뀌면 헌법을 그에 맞게 바꿔내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개헌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축적돼 있다"면서 "20대 국회 출범 직후 개헌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들이 수렴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선거제도 또한 이대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현행 소선거구 제도는 다수의 사표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고질적인 지역구도를 깨기 어려운 심각한 단점이 있다"며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사회적 합의와 생산적 타협의 정치를 이루기 위해 지역패권주의와 승자독식의 선거 제도를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대 국회에서는 중대선거구제, 권역별비례대표제 등 근원적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낼 수 있기를 희망했다.

국회의장 퇴임 후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여야 어느 쪽에도 치우침 없이 초당적으로 국회를 운영해왔듯 퇴임 후에도 정파를 넘어서는 중도세력의 '빅 텐트'를 펼쳐 새로운 정치질서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겠다"고 밝혔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오는 26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새한국 비전'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를 두고 여권발 정계개편, 신당 창당의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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