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방재정개편은 지방자치에 대한 공격"... 단식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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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방재정개편은 지방자치에 대한 공격"... 단식농성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06.07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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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죽이기에 맞서기 위해 총력 대응... 오늘 광화문광장에서 단식투쟁 시작
"이게 지금 그냥 단순한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자치라고 하는 민주주의 토대, 시스템을 통째로 망가뜨리기로 한 것 같습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 돈을 뺏어가지고 이미 거의 다 죽여놓았는데 마지막 남아 있는 경기도 대도시까지 확인사살해서 죽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지] 이재명 성남시장이 정부의 지방재정개편 저지를 위해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이재명 시장은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은 지방자치 죽이기"라며 이를 막기 위해 단식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방재정 개편안은 시·군조정교부금의 배분방식을 변경하고 법인지방소득세를 공동세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지난 4월 22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지방재정 개편안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시행을 목표로 준비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방안에 포함된 지자체는 수원·고양·성남·용인·과천·화성 등 경기도 대도시 6개 지자체에 불과하다. 이들 6개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교부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도 예산에서의 분담금만을 받아왔는데 이를 재정형평성을 빌미로 줄이거나 뺏겠다는 안이다.

경기도 6개 지자체는 정부의 개편안에 대해 지방자치의 근간을 해치고 지방재정을 말살하려는 시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6,7월 지방재정개편안을 입법예고하고 올해 안에 예산을 반영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해당 지자체와의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는 해당 자치단체장들은 자치단체의 재정 충격을 감안해 충분한 협의 절차를 거쳐 개편안을 추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입법예고를 서두르지 말고 협의적 절차를 거쳐 신중히 결정해달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자체, 국회,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제 구성과 경기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추진해달라는 뜻을 최근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면담을 통해 전달했다.

그러나 행자부는 지난 3일 지방재정 개편안을 예정대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선전포고하듯 밝혔다.

이에 경기도 6개 지자체와 야당은 총력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대정부 규탄집회와 궐기대회, 정부서울청사 앞 1인시위 등을 이어가며 대정부 동력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집단 학살' '확인 사살'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게 지금 그냥 단순한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자치라고 하는 민주주의 토대, 시스템을 통째로 망가뜨리기로 한 것 같습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 돈을 뺏어가지고 이미 거의 다 죽여놓았는데 마지막 남아 있는 경기도 대도시까지 확인사살해서 죽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이 시장은 "돈을 다 뺏어서 집단 학살했는데 살아남아서 겨우 또 정부에 비교되고 시키는대로 안 하고 이런 게 남아 있으니까 거기 완전히 죽이자, 일종의 확인 사살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저희 살아남기 위해서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지방재정개편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이 시행될 경우 성남시는 한 해 예산의 10%정도가 날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시 1년 예산 1조5000억원인데 당장 내년에 1000억원, 내후년부터 1500억원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성남시 등 경기도 6개 지자체는 자체 사업을 아무것도 못하는 식물지방자치단체가 된다고 한다.

현재 전국 지자체 가운데 서울과 경기도 6개시만 자체 필수 경비를 세금(세입)으로 겨우 조달하고 있는데 정부가 지방재정개편을 통해 이 6개 시를 교부단체로 바꿔버리겠다는 것. 즉 정부의 지원 없이는 자체 사업을 할 수 없도록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제2의 이재명'도 '제2의 성남시'도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 전국의 모든 자치단체가 정부의 한 손 안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지방재정 개편안이 지방자치 말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재명 시장은 지방재정 개편안에 대해 지방자치를 없애려는 박근혜 정부의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에 대해 "경기도 대도시들에 대한 탄압, 압박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지방자치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죽여놨던 지방자치제도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단식투쟁하면서 되살려놓은 건데 이게 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정부의 전향적 태도라든지 합리적 대책이나 가능한 대책이 나올 때까지 기한을 정하지 않고 단식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언한 것이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곧바로 같은 장소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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