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에게 기본소득을!"... 기본소득 당위성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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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에게 기본소득을!"... 기본소득 당위성 한 목소리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6.07.0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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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대회 서강대서 열려... 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적 관심 확대
"모든 아이디어는 처음에 어리석다는 이야기를, 다음으로 미쳤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그러고 나서 불가피한 아이디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우리는 거기까지 오는 데 30년이 걸렸다."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모든 아이디어는 처음에 어리석다는 이야기를, 다음으로 미쳤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그러고 나서 불가피한 아이디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우리는 거기까지 오는 데 30년이 걸렸다."

가이 스탠딩 교수(영국 런던대 SOAS)가 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대회의 개회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탄생 30주년인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가 2년마다 개최하는 이 행사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이달 7~9일 사흘 간 서울 서강대 다산관에서 열리고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을!'

첫날 오전 10시 가이 스탠딩 교수의 개회사에 이어 정당 대표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축사에서 "한국의 소득 불평등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심각하며 이는 전체 사회를 불안정하게 할 뿐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도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며 "불평등과 양극화를 극복하고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내 1당이자 제1야당의 대표가 이 대회에 참석한 사실은 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노동당 구교현 대표는 "노동당은 지금 이 자리에 많은 당원이 자원 활동을 하고 있을 만큼 기본소득 운동에 적극 함께 해 왔다"라면서 기본소득 운동이 위기에 처한 한국 노동운동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녹색당 이유진 공동위원장도 "기본소득은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새로운 가치와 해법을 동시에 제시한다"라며 기본소득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세실리아 소토 멕시코 연방의회 의원도 인사말을 통해 "멕시코시티에서 현재 65세 이상 노인 350만명에게 매달 50달러의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며 "이를 멕시코시티 인구 전체에게 지급하는 법률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 서강대 다산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 첫날인 7일 스위스 기본소득이니셔티브 활동가 체 바그너가 무대에 올라 스위스 기본소득 국민투표에 관한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 조직위원회)
ⓒ 데일리중앙

이어 스위스 기본소득이니셔티브 활동가 체 바그너가 무대에 올라 스위스 기본소득 국민투표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체 바그너는 "스위스에서 국민투표는 1년에 4~5번씩 하는 평범한 일"이라면서 "국민투표 이전 기본소득에 대한 찬성률이 9~10%인 것에 비해 국민투표에서 찬성이 23%(56만8905명)가 나온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본소득에 관한 토론을 앞으로 계속해야 하는지 묻는 설문조사에서 국민투표에 반대표를 던진 사람의 63%가 "앞으로 토론이 계속 돼야 한다"라고 대답했다고 소개했다.

전체 세션 1 '가시화된 기본소득'의 기조 발제자 중 한 명인 필립 판 파레이스 벨기에 루뱅대 교수는 "오늘날 어째서 대중이 기본소득에 더 친화적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이유로 ▷첫째 많은 사람들이 경제의 계속적인 성장에 회의적이 됐다는 점과 ▷둘째로 우익 포퓰리즘에 맞서 대안적인 유토피아를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전체 세션 2의 기조 발제는 중국 칭화대학교의 추이 즈위안 교수와 기본소득인도네트워크의 사라트 다발라 박사가 했다.

추이 즈위안 교수는 "중국은 대다수 기업이 국영 기업이므로 사회적 배당 개념을 도입한다면 기업의 이익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라트 다발라 박사는 2011년~2013년에 인도에서 진행된 기본소득 실험의 결과를 발표했다.

다발라 박사에 의하면 인도 농촌 가정은 경작 및 소득의 불안정성과 부채의 악순환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고통을 받고 있다. 무조건적이고 개별적인 기본소득은 농촌 가정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켰는데 예를 들면 농민들의 영양 공급 상태가 좋아지고 전보다 의료 상태가 나아졌으며 부채 상태가 개선됐다.

또한 가족 안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가족의 의사 결정에 더 큰 발언권을 갖게 됐으며 마을 사람들이 협동해 공동 자산을 구입하는 등 사회적 연대 활동이 강화됐다.

다발라 박사는 "기본소득의 해방적 가치는 금전적 가치보다 훨씬 크다"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모두 14개의 개별 세션이 진행됐다. '여성과 기본소득' 세션 등 어떤 세션은 자리가 없어서 참가자 일부가 서서 들어야 했다.

'여성과 기본소득' 세션에서 일본의 연구자인 가오리 가타다, 신지 무라카미는 '일본 독신 엄마의 시간과 경제적 자율성 그리고 기본소득'이라는 주제로 흥미로운 발표를 했다. 복지와 노동 시장의 변두리에 내몰린 '편모'들이 일과 양육 그리고 자기 삶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밖에 독일의 '나의 기본소득' 프로젝트 운영책임자 아미라 예히아가 발표를 맡은 △기본소득을 이해시키는 방법 세션 △라운드 테이블: 종교와 기본소득 세션 △호혜성과 기본소득 세션 등도 열띤 발표와 청중 토론이 이어졌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 첫 날 서강대 다산관의 300석 규모 강연장은 한국인과 외국인으로 꽉 들어찼다.

기본소득 지구네트워크대회의 둘째 날인 8일에도 오전 10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전체 세션 3이 시작된다.

전체 세션 3에서는 한국 기본소득네트워크 강남훈 한신대 교수가 '인공지능과 보편 기본소득의 권리'라는 제목의 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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