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언론관계법 날치기 처리의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범야권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과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며 전면전을 경고한 가운데 야당의 의원직 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4일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1야당 대표로서 의회 민주주의를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해 국민에게 한없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서 23일에는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의원직을 내놓았고, 이강래 원내대표와 천정배 의원도 곧 의원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엿새째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선을 다했지만,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야만적인 폭력으로 민주주의를 유린했다. 제1야당의 대표로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국민에게 머리 숙였다.
정 대표의 의원직 사퇴로 민주당의 줄사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아 큰 파장이 예상된다. 민주당 의원 전원은 이날 정 대표에게 의원직 사퇴를 위임하고 사퇴서를 냈다.
정 대표는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소중한 의원직을 버리고 국민과 함께 싸워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에 대한 대중투쟁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야4당과 민주노총 등 범야권이 일제히 언론악법 무효화를 위한 총궐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대정부 투쟁이 여름 정국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정 대표는 "언론악법은 무효"라고 재차 선언했다. "부정투표, 불법과 폭력에 의한 표결 처리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으며, 한나라당이 자행한 만행은 역사가 반드시 단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이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의해 유린당한 민주주의를 반드시 되찾겠다"며 "이를 위해 언론악법의 무효와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승리하는 그날까지 국민 속에 있겠다"며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정 대표는 당 안팎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9일부터 이어오던 '언론악법 저지 및 민주회복을 위한 단식투쟁'은 이날 풀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 대표는 곧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