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 문제를 보도한 <문화방송>(MBC) 'PD수첩'의 김보슬 PD를 15일 밤 전격 체포한 데 대해 야당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김 PD는 이날 오후 결혼식 준비를 위해 서울 청담동의 한 업체에 들른 뒤 저녁 8시께 잠원동 약혼자의 집 앞에서 약혼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때 김 PD의 동선을 쫓고 있던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수사관들이 현장을 덮쳐 그를 체포했다. 김 PD는 19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회 문방위 민주당 의원들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 탄압에 혈안이 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반인륜적·비이성적 만행을 규탄한다"며 김 PD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민주당 문방위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김 PD는 결혼식을 나흘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예비 시어머님의 자택 부근에서 약혼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미행해 온 검찰의 손에 끌려 갔다"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강력 비난했다.

조영택 의원은 "정부에 비판적인 MBC 'PD수첩'을 초토화시켜버리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병적 집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전두환 군사정권에서도 이러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이명박 정부를 맹공격했다.

또 장세환 의원은 "더 늦기 전에 이명박 정권은 언론이 '비판과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언론 장악 기도를 포기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국민과 함께 이명박 정권의 언론 탄압에 당당히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꽃처럼 웃는 날'이라고 적혀 있다는 청첩장을 하객에게 전달도 못한 채, 웨딩 드레스를 고르지도 못한 채 약혼자 앞에서 체포된 예비신부 김보슬 PD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생각하니 기가 막힌다"며 "참 지독한 정권, 잔인한 검찰"이라고 논평했다.

민주노동당도 "김보슬 PD의 하얀색 웨딩 드레스를 파란색 수의로 바꾸겠다는 언론 탄압의 폭거가 자행됐다"며 김 PD를 당장 풀어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승흡 대변인은 "역대 어느 정권도 이렇게 방송사 PD를 무지막지하게 탄압하지 않았다"며 "앙갚음의 정치, 보복의 정치, 파멸의 정치를 이 엄혹한 경제위기 국면에서도 아랑곳 않고 퍼붓고 있는 이명박 정권을 역사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잘 나가는 공중파방송 PD가 잘 팔리는 사회고발 프로그램 만들었다고 결혼식 나흘 앞두고 잡아가는 언론 후진국은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다. 제 아무리 독재 정권이라도 세상에 무식하게 이런 식으로는 안 한다"며 김 PD의 즉각 석방과 정치보복수사 중단을 촉구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