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국회 상임위 막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유 장관을 국회 모독죄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9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국회에서의 막말 파문과 관련해 "기절추풍할 상황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졌다"고 맹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거 대충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한승수 국무총리의 공개 사과와 유 장관의 경질을 강력 요구했다.

앞서 유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저지하던 민주당 천정배 의원을 향해 "미친놈"이라고 막말을 했다. 또 여야 의원들 간 몸싸움이 벌어지자 '열받은' 유 장관은 "이걸 기본적으로 없애 버려야 해"라고 국회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 발언을 통해 "대통령이 국회를 경시해도 안 될 일인데, 어떻게 이렇게 장관들이 입법부를 경시하는 상황이 벌어지느냐"며 "장관이 국회에 나와서 이런 막말을 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민주당은 한승수 국무총리의 대국민 사과 및 대통령의 유 장관 경질을 촉구하는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민주당이 의석수가 적기 때문에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능력이 없지만 절대 이대로 용납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원내 지도부에 지시했다.

민주당은 먼저 한 총리에게 유 장관의 막말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유 장관에게는 스스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만약 유 장관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그를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 장관들이 국회와서 막말하고, 입법부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3권 분립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외통위를 소집해 유 장관의 발언 경위를 따져 책임을 묻기로 하는 한편 유 장관을 국회 모독죄로 고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