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비준동의안, 국회 외통위 날치기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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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비준동의안, 국회 외통위 날치기 처리
  • 최우성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09.04.22 14:3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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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위원장, 표결절차 없이 주먹으로 '탕탕탕'... 야당 "원천무효" 강력 반발

▲ 22일 오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박진 위원장(가운데)이 비준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을 완전히 포위해 물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박 위원장은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법안 통과를 선언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22일 야당의 강력한 반발 속에 한나라당 단독으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날치기 통과했다. 야당은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즉각 반발했다.

지난해 12월 18일 대규모 충돌 사태를 부르며 한나라당 단독으로 외통위에 일방 상정된 뒤 4개월여 만이다.

한나라당 소속의 박진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정식 상정하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반발로 장내가 어수선한 틈을 타 통과를 일방 선언했다.

그러나 이날 법안 통과에는 표결 절차도 없었고, 위원장의 손에 의사봉도 들려 있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주먹으로 책상을 세번 '쿵쿵쿵' 두드렸다. 무효 논란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표결이 임박하자 민주당 천정배, 김상희, 최규성, 민노당 강기갑, 이정희 의원 등은 위원장석을 포위한 채 위원장의 의사 진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서로 뒤엉켜 막말과 고함을 주고받으며 마이크 쟁탈전이 벌어지는 등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됐다.

11시38분께 민주당 문학진 의원 등이 "위원장이 회의 진행을 매끄럽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추가 질의와 토론할 시간을 더 달라고 요구하자 박 위원장은 "그럼 여야 찬반토론을 모두 듣고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이 계속해서 의사 진행을 방해하자 "회의 진행을 계속 방해할 경우 모두 퇴장 명령을 내리겠다"고 경고한 뒤 분위기를 표결로 끌고 갔다. 

박 위원장은 11시44분께 야당 의원들에게 완전히 둘러싸인 상태에서도 의결 정족수를 확인한 뒤 별도의 표결 절차를 밟지 않고 "더 이상 질의할 의원이 없기 때문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정부 원안대로 통과되었음을 선포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그러나 의사봉을 야당 의원들에게 빼앗긴 박 위원장은 의사봉을 두드리지 못하고 엉거주춤 있다고 손으로 책상(노트북)을 세 번 두드리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이에 위원장석을 포위하고 있던 민주당과 민노당 등 야당 의원들은 박 위원장의 마이크를 빼앗으며 저지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고성과 몸싸움이 오갔다.

같은 시각, 회의장 밖에서는 민주노동당 당직자 등 20여 명은 '매국노 박진' '한미 FTA  비준동의안 결사저지'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법안 처리 직후 한나라당 의원들은 회의장 밖으로 빠져나갔으며, 야당 의원들은 회의장에 남아 한나라당의 한미 FTA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를 강력 성토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비준안 강행처리 시도가 야당의 토론 신청에도 불구하고 토론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결 없이 일방적 통과를 선언하였으므로 완전한 무효"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위원장석에서 10cm 떨어진 곳에서 지켜봤는데, 위원장은 표결에 대한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오늘 회의에서는 아무것도 의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선호 의원도 "오늘 표결이 '부존재'라는 것은 속기록이 나오는 대로 서면 자료를 확보해 법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빠른 시일 내에 협의처리'하기로 지난 1월 여야 합의가 있었다며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조만간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해 또 한차례 격돌이 예상된다.

최우성 기자·김주미 기자 rambo435@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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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로퍼 2009-04-23 00:36:10
누구 자손인지 훈련 잘 받았네.
시나리오대로 각본대로 마음먹은대로 척척 일사천리로 해냈군
그러니 집권여당이지. 저러니 이명박 대통령이 오죽 좋아하랴.
암 청와대에서 웃음짓고 있겠지.

이진수 2009-04-22 22:31:21
나라꼴이 점점 왜 이래?
무슨 시장판 잡배들도 아니고
참 기가 막힌다.
우리나라 좋은나라 본부도 있다고 하더니
무슨 이런 꼴이 다 있나.
했다하면 날치기고 강행 처리고 일방통행이고 몸사움이고
속도전이고 무슨 민의의 전당이 저래?

경수로 2009-04-22 19:45:27
왜 사니 너희들.
이러니 나라가 똑바로 돌아갈 리가 없지.
저런 꼴 볼려고 투표했나 싶다. 정말 한심한 작태다.

봉봉봉 2009-04-22 18:44:36
미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