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북 핵실험 강력 규탄... 대화와 평화적 해법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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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북 핵실험 강력 규탄... 대화와 평화적 해법 강조
  • 류재광 기자
  • 승인 2017.09.04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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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도발을 규탄하면서도 대화 필요성 역설... 보수야당 "지금이 대화타령이나 할 때냐"
▲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이 지난 3일 강행한 6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했다. 추 대표는 그러면서도 "우리는 전쟁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해 끝까지 대화와 평화적 해법을 추구할 책무가 있다"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류재광 기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을 "한반도 정세를 위기로 몰아넣고 북한의 운명을 스스로 고립시키는 정치적 도박으로 기록될 뿐"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전쟁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해 끝까지 대화와 평화적 해법을 추구할 책무가 있다"며 대화를 통한 해법을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는 4일 국회 본회의장에 이뤄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의 무모한 핵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평화가 일촉즉발의 위기에 서 있다"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조치 가능한 모든 외교적 군사적 수단을 강구해 한반도를 위기로 몰아넣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북에 경고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상황 인식과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면서 "긴장 고조의 끝이 전쟁이라면 우리는 전쟁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해 끝까지 대화와 평화적 해법을 추구할 책무가 있다"며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대표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법으로 '한반도 신세대 평화론'과 '공존의 균형' 전략을 제시했다.

지난 주 당대표 취임 1년을 맞아 추 대표가 제안했던 '한반도 신세대 평화론'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 선대의 유지였던 핵무장론의 유혹을 벗어버리고 신세대답게 한국 정부가 내민 손을 잡고 한반도 평화 체제로 가자는 제안"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냉전의 오류를 범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추 대표는 "이제 1950년대 냉전의 산물인 '공포의 균형'은 한반도에서 '공존의 균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기존의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면서 남북한이 이를 대립과 적대의 균형이 아니라 민족 공동의 번영과 상생의 균형으로 바꿔 나가자는 것이 '공존의 균형'"이라고 설명했다. 남북한 공존을 위해 '행동 대 행동' '협력 대 협력'으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신뢰를 넓혀가자는 것.

이어 "'공존의 균형'은 김정은 시대와 함께 등장한 북한 신세대의 특성도 고려한 것"이라며 "'빨치산 세대' '천리마 세대' '고난의 행군 세대' 등이 있었지만 김일성·김정일 체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제5세대, 소위 '장마당 세대'의 등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마당 세대'는 발육 부진이 특징일 정도로 북한의 배급체제가 붕괴된 1990년대 기아를 겪으며 성장한 세대다. 스스로 북한의 체제로부터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시장경제와 외부의 문물에 개방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추미애 대표는 "우리의 미래 세대와 북한의 '장마당 세대'가 중심이 될 한반도의 미래를 예측하면서 보다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대북정책을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우리가 북한에 대한 제재와 함께 대화의 노력을 다하는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공포 때문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든 전쟁의 참화를 막기 위한 ‘민족사적 노력’이라는 점을 북한은 알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북·미 간 대화를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중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시에 끊어진 남북 대화의 채널을 가동시키기 위한 전 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어느 순간 북미 간 대화가 열리고 남북 간 대화가 열리는 장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추 대표는 이를 위해 북한과 미국에 동시 특사를 파견해 북미-남북 간 투 트랙 대화를 추진할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강력히 제안했다.

북한 김정은 정부에게도 냉전의 산물인 '통미봉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 대표는 "이제라도 김정은 위원장은 신세대적 사고와 각성으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전향적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하며 문재인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의 전쟁을 반대하며 대화의 노력을 중단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일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고 있는 보수야당에게는 한반도 문제의 본질과 심각성을 직시하라고 충고했다.

추 대표는 "자신들이 남북 간의 모든 대화 수단을 끊어 놓고 이제 와서 한반도 긴장을 탓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논리"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대화와 평화의 노력에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해결을 위한 해법으로 대화와 평화를 제안한 추 대표의 국회 연설에 대해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국회에서 북핵을 규탄하고 대화의 해법을 제안하고 있는 정부여당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북의 6차 핵실험에 대해 "6.25 이후 최대 위기, 또는 벼랑 끝에 선 한반도의 안보정세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제사회의 모든 노력을 조롱하는 듯한 김정은의 행태에 대해 광기어린 핵질주에 대해 분노를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안보위기를 방기하고 악화해온 문재인 정부의 안보무능,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대북관, 대화구걸에 정말 실망과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제 안보먹통, 안보 무능, 안보 포기의 실상에 대해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고 각성을 이끌어 나가야 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의총 도중 본회의장 앞에서 추미애 대표 등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북핵 규탄과 본회의 강행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국당은 최근 MBC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바른정당도 지금은 대화타령이나 할 때가 아니다라며 추미애 대표의 국회 연설을 비판했다.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김정은 정권은 어제 6차 핵실험을 통해 미증유의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근본적으로 짓밟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미애 대표는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면서 상생의 균형으로 바꿔나가자'며 '공존의 균형'을 주장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천인공노할 핵개발이 평화를 해치고 남과 북, 국제사회에 있어 '균형'을 위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과연 대한민국의 공당 대표가 할 수 있는 말이냐고 날을 세웠다.

박 대변인은 "북핵 해결 방법은 대화 말고는 없는 이런 정부여당을 어떻게 국민들이 신뢰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겠냐"며 "추미애 대표는 현재의 엄중한 상황과 심각한 괴리가 있는 연설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재광 기자 hikyricky@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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