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바른정당, 추미애-하태경 발언 놓고 연일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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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바른정당, 추미애-하태경 발언 놓고 연일 설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9.06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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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추미애 패싱' 추미애 왕따' 언급... 민주당 "'바른정당 패싱'이나 걱정하셔"
▲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기 위해 끝까지 대화와 평화적 해법을 강조했다. 추 대표는 북한과 미국에 동시 특사를 파견해 북미-남북 간 투 트랙 대화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한 보수야당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민주당과 바른정당이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놓고 연일 설전을 주고 받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을 "한반도 정세를 위기로 몰아넣고 북한의 운명을 스스로 고립시키는 정치적 도박으로 기록될 뿐"이라며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기 위해 끝까지 대화와 평화적 해법을 강조했다.

어느 순간 북미 간 대화가 열리고 남북 간 대화가 열리는 장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추 대표는 북한과 미국에 동시 특사를 파견해 북미-남북 간 투 트랙 대화를 추진할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북한 김정은 정부에게도 냉전의 산물인 '통미봉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 대표의 연설 도중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일어섰다.

하 의원은 추 대표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대통령이 핫바지냐, 대통령이 (대북)제재 강화한다는데 여당 대표가 뭐하는 짓이냐"고 고함을 친 뒤 본회의장을 떠났다. 이때 바른정당 소속 의원 전원이 함께 퇴장했다.

본회의장 밖에서는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재인 정권의 '5000만 핵인질 및 공영방송 장악'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하 의원의 격렬한 반응이 있은 뒤 민주당과 바른정당 사이에는 연일 '니나 잘해'라는 취지의 설전과 공방이 오갔다.

추 대표 연설 사흘째인 6일 하태경 의원이 또다시 추 의원 발언을 거론하며 공방에 불을 지폈다.

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청와대가 추미애 대표 패스 공식 발표한 것 칭찬한다"며 지난 4일 추미애 대표의 국회 연설에서 북한에 특사 보내자는 제안에 대해 청와대가 마치 큰 불만을 나타낸 것처럼 얘기했다.

하 의원은 그 근거로 지난 5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청 긴급 안보협의회 내용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추미애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하 의원은 "(당정청 안보협의회 직후) 민주당 대변인 공식발표다. 지금은 북한에 대해 대화가 아니라 제재와 압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당정청이 의견 모았다고 발표를 했다. 즉 추미애 대표의 특사 제안 있고 그 다음날 바로 추미애 대표 왕따시킨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정청은 한반도를 둘러싼 불안정한 안보상황에 총력 대응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을 통해 "당정청은 지금 상황은 압박과 제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근본적으로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평화적 해결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발표했다.

▲ 하태경 바른정당 국회의원은 6일 추미애 대표의 국회 연설 발언을 언급하며 '추미애 패싱' 추미애 왕따' 거론하며 추 대표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민주당은 남 걱정말고 '바른정당 패싱'이나 걱정하라고 받아쳤다.
ⓒ 데일리중앙

하태경 의원의 주장과는 결이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그런데도 하 의원은 "대북 제재 공조에 찬물을 끼얹는 추미애 대표는 즉각 국민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하태경 의원은 '바른정당' 패싱이나 걱정하시라"라고 받아쳤다.

김효은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내놓은 논평을 통해 하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언제 하태경 의원이 청와대 대변인이 됐나? 없는 말을 지어내며 당-청 간 사이를 벌리려는 의도를 감지 못할 바는 아니나 집권여당이자 제1당 대표에게 쏟아낼 막말에도 금도가 있다"고 충고했다. 말을 가려서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하 의원에 대해 '튀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에 빗대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을 잘 뒷받침하고 있는 추미애 대표에게 관심 끄고, 금품 수수 논란에 휩싸여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자당(바른정당) 대표나 잘 보살피시라"고 하 의원에게 충고했다.

바른정당에서도 가만 있지 않았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추미애 대표의 대북관을 거론하며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북
한 동포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며 김정은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한낱 치기어린 '망상'이
요 자신만의 '몽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태경 의원을 88년 5공청문회에서 국민적 스타로 떠오른 노무현 대통령에 비유했다.

이 대변인은 "정치인 노무현이 5.18 청문회에서 고함을 치고 3당 합당에 삿대질을 한 것처럼 하태경의 고성과 손가락질을 폄훼하는 그들이 진정 그 역사의 울림을 알까"라고 반문했다.

이에 김효은 민주당 부대변인은 "하태경 의원과 바른정당은 국회 5당 체제에 존재감이 점점 사라지는 '바른정당' 패싱을 먼저 보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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