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 해의 세월이 얼어붙은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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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 해의 세월이 얼어붙은 12월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12.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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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월령가는 '대설동지 절기로다'... 눈도 내리겠지
▲ 격동의 2017년이 역사의 저편으로 저물고 있다. 한 장 남은 달력이 회한의 시간 속에 매달려 떨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한 장 남은 달력이 회한의 시간 속에 매달려 떨고 있다.

한 해의 세월들이 얼어붙은 12월. 계절적으로 12월은 추위가 시작되는 달이다.

농가월령가는 "대설동지 절기로다/ 바람불고 서리치고/ 눈오고 얼음 언다"고 했다.

다시 일년을 보내며 지난 날을 반성하고 정리해야 할 때이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말이 실감나는 때이기도 하다.

우리 속담에는 "섣달이 둘이라도 시원치 않다"고 재촉이다. 시간을 아무리 늘려도 이룰 수 없는 일을 두고 한 말이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노루꼬리만큼 남은 12월-. 그래서 지난 날의 회한이 더욱 사무친다. 지난 한 해 동안 지겹도록 바라왔던 저마다의 소망은 툇마루에 비친 햇살처럼 엷어져 가고 있다.

거리에는 구세군 자선남비가 딸랑거리며 한 해가 저뭄을 알릴 것이다.

눈도 내리겠지-.

이제는 징글벨 소리가 거리거리를 누벼 퍼질 차례.

12월은 누구에게나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달. 뒤돌아보면 우리 모두의 지난 한 해는 회한만을 짓씹게 하는 것 뿐이다.

격동의 2017년이 역사의 저편으로 저물어 가고 있다. 마지막 남은 이 한 달도 부디 잠잠히 보내야겠다.

이 한 장의 엽서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따뜻하고 건강한 겨울을 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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