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뜨겁게 살다 간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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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뜨겁게 살다 간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05.2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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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1일 자전거에 손녀 서은양을 태우고 가을볕이 따사로운 봉하마을 들판길을 한가롭게 달리면서 행복해 하고 있다. (사진=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
"인권과 정의, 민주주의. 얼마나 흔한 말들입니까. 그러나 대통령님이 떠나신 지금, 모든 것은 미완의 숙제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참 바보였습니다. 시대를 앞서가신 당신을 무모하다고 비웃었던 바보였습니다. 독침을 담은 펜과 혹독한 칼날에 찢기는 당신을 보면서도 무력했던 바보였습니다."

민주당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28일 밤 추모 성명을 발표하고 노 전 대통령을 애틋하게 추모했다.

민주당은 이날 성명에서 "이제 호탕한 당신의 웃음도 남겨진 우리에게는 오직 슬픔일 뿐, 그 웃음 뒤에, 세상 누구보다도 많은 눈물과 통탄을 감내하고 있으셨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면서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며 회한의 눈물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래도, 떠나보내라고 하지는 마시라, 그럴 수는 없다. 당신이 남기신 그 뜻은 이제 살아남은 우리의 몫이다. 뜨겁게 살다 간 당신을 따르겠다"고 추억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며

우리는, 가슴 아픈 대한민국의 역사의 한가운데 서있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었던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습니다.

평생을 어려운 이웃과 못 가진 이들의 가장 앞에 섰으며, 
지역주의에 맞서 온 몸으로 대항하였고,
가장 높은 권위가 주어진 자리에서 권위주의를 깨뜨리고자 하였던 당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던 당신.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고, 소박하게 살아도 가치 있는 인생이라고,
정직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고,
이제 누가 당신처럼 외칠 수 있겠습니까.
이제 누가 우리를 그토록 타오르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인권과 정의, 민주주의.
얼마나 흔한 말들입니까. 얼마나 쉬운 말들입니까.

그러나 대통령님이 떠나신 지금,
모든 것은 미완의 숙제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께서 온 몸을 바치신 후에야 그 큰 뜻을 알아챈 우리는
지난날의 원망조차 한스럽습니다.
우리는 참 바보였습니다.
시대를 앞서가신 당신을 무모하다고 비웃었던 바보였습니다.
독침을 담은 펜과 혹독한 칼날에 찢기는 당신을 보면서도 무력했던 바보였습니다.

이제 호탕한 당신의 웃음도 남겨진 우리에게는 오직 슬픔일 뿐입니다. 
그 웃음 뒤에, 세상 누구보다도 많은 눈물과 통탄을 감내하고 있으셨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떠나보내라고 하지는 마십시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남기신 그 뜻은 이제 살아남은 우리의 몫입니다.
뜨겁게 살다 간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2009년 5월 28일
민    주    당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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