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효과'... 민주당 지지율 상승 견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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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효과'... 민주당 지지율 상승 견인하나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09.06.01 17:5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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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 "민심은 낮은 자세로 섬길 때 지도자 타이틀"

▲ 지난 5월 29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열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수십만명의 추모객이 나와 고인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사진=리얼미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민주당의 지지율이 한나라당을 4년 8개월 만에 앞섰다는 여론조사 보도가 <한겨레>에 의해 6월 1일 발표됐습니다.

물론 한나라당에서는 당내 조사기관인 여의도연구소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아직 역전되지는 않았다고 했지만, 그 격차가 0.6%포인트라는 점에서 이미 역전됐다는 쪽으로 보는 견해가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러자 역전된 민주당의 지지율이 향후 지속될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쪽에서는 '촛불정국에서도 역전되지 않은 지지율이 뒤집혔기 때문에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고, 반대 의견을 보이는 쪽에서는 '민주당 스스로가 올린 지지율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거품이 조만간 꺼질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필자의 견해가 어떤지 많은 분들이 전화로 물어 오시는데요. 신이 아닌 이상 현재의 상황만으로 예측을 한다는 것은 사실 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고, 과거 기록을 바탕으로 설명한다면 좀 설득력이 있을 수 있겠죠.

다행히 저희 리얼미터는 지난 4년 간 매주 혹은 격주로 여론조사를 해왔던 터에 그 실마리가 될 만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퇴임한 대통령의 서거가 유사 이래 처음이라 동일한 상황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는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쯤이죠. 2006년 5월 20일. 그러니까 노 전 대통령 서거로부터 3년하고 3일 전인입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당시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던 중 괴한으로부터 피습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정치인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여성이 오른쪽 뺨에 10센티미터 정도의 자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자 지자체 선거를 앞둔 정국은 순식간에 격랑 속으로 빠지게 됐죠. 당시 열린우리당에서는 '피습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처절한 요구가 있었지만, 괴한들에 의해 한번 들끓기 시작한 민심은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에는 재앙으로 다가왔습니다. 열린우리당이 테러에 가담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마치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지금의 상황과 너무도 흡사합니다.

한가지 부연 설명할 것은 한나라당 지지율에 비해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과 관련하여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이번 <한겨레>의 여론조사 설문지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 국정수행을 묻는 질문이 가장 앞서 있는 것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첫 문항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질문을 묻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책임 등 서거 정국 관련 문항 여러개를 물은 후 정당지지도를 물었더군요. 만일 대통령 국정수행지지도도 첫 문항이 아니라 여러 이슈 문항 다음에, 정당지지도처럼 마지막 부분에 물었다면 아마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반면 정당지지도를 이슈 문항 앞서 물었다면 별로 안떨어지는 것으로 나왔을 수 있겠지요. 비표집오차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문항순서는 언론사와 여론조사 기관의 재량에 따라 다르니 이점 참고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피습 이후 실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당시 리얼미터 조사 이래 최고치인 48%를 기록, 열린우리당 보다 무려 28%포인트의 격차를 보이면서 앞서 나갔고, 선거를 열흘 앞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강금실 후보에게 피습 전 22%포인트의 격차로 앞서다가 피습 이후 30.5%포인트 격차까지 벌어져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대선후보 지지도에서도 당시 박근혜 대표는 이명박, 고건 후보를 앞서 1위로 치고 올라가더니 강재섭 대표가 신임대표로 선출되던 7월 초까지 대략 한 달 가량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이후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 지지도는 피습 정국과 지자체 선거 정국이 끝난후 대략 2개월 후쯤인 7월,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 다시 제 자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위의 상황처럼 다른 변수를 통제하고 노 전 대통령 서거 변수만 본다면, 현 추세가 2개월 내외 가량 지속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노 전 대통령 49제가 7월 10일이니까 적어도 7월 10일까지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변수가 정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과거 주요 이슈들의 뉴스 보도를 돌이켜보면, 대략 2개월 내지 3개월 가량 유지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민심 관성의 법칙'이라고나 할까요?

대표적인 경우가 2005년 황우석 사태로, 그해 11월 8일 '불법난자 매매파문 일파만파' 기사가 나간 이후 2006년 1월 10일 서울대 조사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대략 2개월 간, 대한민국 전체를 들었다 놓은 적이 있습니다. 작년 미국산 쇠고기 촛불 시위 사태는 3개월 가량 그 여파가 계속 됐습니다. 2008년 5월 초 30%대 아래로 곤두박질 쳤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3개월 만인 8월 초에 다시 30%대를 회복했지요.

결론적으로 보면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이 물려준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란색 민심을 2~3개월은 유지할 수 있을 거란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동안 어떤 변수에도 큰 격차를 보이며 뒤쳐져 있던 정당 지지율이 당분간 계속 앞서 나가거나, 적어도 한나라당과 엎치락뒤치락 하겠지요.

무엇보다 6월 국회 원내에서의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활동도 중요하겠지만, 당밖에 분열되어 있는 옛 식구, 그러니까 이번 국민장에서 함께 상주역할을 했던 옛 식구들과 통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은 3개월 후 모두 부동층(DK Group; Don't Know Group)으로 날아가 버릴 수 있습니다.

키워드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에 있습니다. "원망하지 마라."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민주당 등 야당이 한나라당을 원망하지 말라는 유언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민주당은 과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식구들 간에 서로 원망하지 말라는 유언으로 우선 해석해야 할 겁니다.

현 시국을 정략적으로만 활용하는데 그친다면 '민심 관성의 법칙'에 의해 7월이나 8월이 되면, 다시 '요요현상'에 의해 원상 복구될 수 있으니 민주당으로서는 기회를 잘 살리시고, 한나라당으로서는 WBC(야구 월드컵)에서 네티즌들에 의해 '국민노예'로 승격된 한 구원투수처럼 불난 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 '국민노예'를 빨리 등판시키십시오.

민심은 낮은 자세로 민심을 섬기는 지도자, 혹은 선수에게 감히 '국민의 지도자', '국민의 노예'라는 타이틀을 부여한다는 사실 기억하시고 말입니다.

p.s.

한가지 부연 설명할 것은 한나라당 지지율에 비해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과 관련하여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이번 <한겨레>의 여론조사 설문지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 국정수행을 묻는 질문이 가장 앞서 있는 것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첫 문항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질문을 묻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책임 등 서거 정국 관련 문항 여러개를 물은 후 정당지지도를 물었더군요. 만일 대통령 국정수행지지도도 첫 문항이 아니라 여러 이슈 문항 다음에, 정당지지도처럼 마지막 부분에 물었다면 아마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반면 정당지지도를 이슈 문항 앞서 물었다면 별로 안떨어지는 것으로 나왔을 수 있겠지요. 비표집오차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문항순서는 언론사와 여론조사 기관의 재량에 따라 다르니 이점 참고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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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철 2009-06-01 22:47:50
대단하다. 이게 노무현 효과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억울하게 돌아가시면서
마지막까지 이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봉사하고 가셨구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영국 2009-06-01 20:56:02
이 칼럼대로라면 최소 두 세달은 민주당의 상승분위기라는군.
내가 볼때는 민주당이 한나라당 제끼는 것 시간 문제일 듯하다.
민주당이 30%대, 한나라당이 20%대나 10%대로 밀려나지 않을까 싶다.
한나라당 표정이 궁금하다. 다들 똥씹은 얼굴이겠지. 으하하하핳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