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회창, 정운찬 인준 반대·세종시 원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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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이회창, 정운찬 인준 반대·세종시 원안 추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09.27 13:58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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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긴급 회동, 반한나라당 공동전선 펴기로... 총리 인준부터 한나라당과 격돌

"우리, 반한나라당 공동전선 폅시다. 그래요, 좋습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왼쪽부터)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현안 관련 긴급 회담에 앞서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먼저 회담장에 도착한 정 대표가 "어서 오세요, 총재님"하고 반갑게 인사하자 이 총재도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하며 회담 분위기는 시종 밝았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27일 정치 현안에 대해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하고 한나라당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주요 현안을 놓고 대한나라당 공동전선을 펴기로 한 것이다.

두 당은 특히 정치권 최대 쟁점인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 문제와 세종시 처리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해 주목된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이 같이 합의하고 나머지 현안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

두 사람은 회담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정 총리 후보자 인준 반대와 세종시 원안 추진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당장 28일 총리 인준 표결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격돌이 예상된다.

정세균 대표는 정 후보자에 대해 "비리백화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문제점을 안고 있어 우리 당은 절대로 총리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하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자유선진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들과 힘을 합해 잘못된 인사가 이뤄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도 "만약 정운찬 후보자가 총리에 임명된다면 그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조롱"이라고 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자 임명 강행은 집권여당에게 두고두고 국정 운영의 걸림돌이 될 것임을 경고한 것.

이회창 총재는 사실상 선진당의 당운을 걸고 있는 세종시 건설 원안 추진의 당위성을 강력한 톤으로 역설했다.

먼저 "세종시는 국가법으로 설치 근거를 마련했고 또한 현 대통령인 이명박 후보가 현지에 가서 그대로 완벽하게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지난 6월 청와대에서 만났을 때도 계획대로 추진하고 취소나 변경이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총재는 이어 "이제 세종시의 원안추진을 반대하는 것은 단순히 주판을 놔 보니까 이익이 있다, 없다 하는 차원이 아니라 국가 법 체계의 존엄성을 침해하느냐, 마느냐, 또 정권이 통치에 필요한 국민 신뢰를 얻느냐, 잃느냐 하는 중대한 문제가 걸려 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오전 11시20분께부터 대변인과 비서실장을 각각 배석시킨 가운데 20여 분 간 회담한 뒤 대변인을 통해 회담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도록 했다.

민주당 유은혜 수석부대변인과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회담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정운찬 총리 후보자 인준 반대 및 세종시 원안 추진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은 "세종시는 국법으로 규정된 국가 과제일 뿐만 아니라 이 정권이 처음부터 약속한 대국민 약속"이라며, 따라서 세종시는 수도권의 과밀 완화와 국가균형 발전 및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운찬 후보자에 대해 "경제학자로서 자신의 수입 지출마저도 해명하지 못하고 국회 청문회장에서 위증하는 등 많은 하자와 흠결을 드러냈다"며 후보 스스로 사퇴하거나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두 당은 아울러 세종시와 총리 인준 문제에 관한 구체적인 행동 및 향후 계획은 각당의 원내대표에게 일임하되 모든 것은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야당과 국민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28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정운찬 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을 위한 표결을 강행하기로 해 진통이 예상된다.

정 후보자의 국회 인준 문제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무위원 인준 안건을 직권상정에 붙이느냐가 관건이다. 김 의장이 직권상정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있어 28일 본회의 일정이 다소 미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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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우산속 2009-09-28 00:48:16
심대평 대표를 총리에 기용해라.
충청도사람이고 충남지사도 오래했으니 충청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알테고 선진당 대표까지 했으니 그것도 그렇고
모든 게 박자가 맞는거 같은데 정운찬 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다.
이명박 대통령이 괜히 충청도 사람 시험하지 말고 정도를 가도록
해야 한다.

박강호 2009-09-27 20:55:19
선진당이 어지간히 위기감을 느꼈나보다.
심대평이 떨어져 나갔으니 오죽했으랴.
이회창 혼자서는 힘에 버겁지.
민주당이 제1야당의 행세를 톡톡히 하는건가
자유선진당을 끌어들이는걸 보면 뭐지?

심퍼니 2009-09-27 15:50:37
결국 그런 구도로 가는구나,
4대강과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야당이 힘을 합치는구나.

정-이회담 2009-09-27 14:54:32
한나라당이 어떤 정당인데
그런다고 눈하나 깜짝할 것 같애?
이명박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데
순진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