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정면 대립하고 있는 여야의 대격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31일 밤 본회의를 열어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의 새해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 9개를 일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등 야당은 온 몸으로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사흘째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 의장은 예산안을 연내 처리하지 못할 경우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친 상태다. 이에 따라 야당의 필사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활을 걸고 밀어붙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허용범 국회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김형오 국회의장이 오늘 저녁 8시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 및 부수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애초 이날 본회의는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부수법안 처리가 위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오후 4시로, 다시 6시, 또 8시로 연기된 것이다.

허 대변인은 쟁점이 되고 있는 노조법 개정안 처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재차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노조법 역시 직권상정 처리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분명한 것은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 9개는 반드시 오늘 중으로 정상적으로 표결처리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주요 야당들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이 예결위에서 날치기한 예산안은 원천무효라며 본회의 상정을 육탄저지할 계획이다.

특히 민주노동당 의원 5명은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강기갑 대표와 이정희 원내 부대표는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의 4대강 예산 날치기 시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금식 농성을 하고 있다.

강 대표는 "민주노동당은 다수 국민의 뜻을 받들어 청와대의 지시에 상명하복으로 일관하며 국회 파행과 야당 탄압을 일삼고 MB 삽질예산안을 날치기 강행처리하려는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의 기도에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