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청사 안에 '동물감옥' 실내 체험 동물원 건립... 비난여론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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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 청사 안에 '동물감옥' 실내 체험 동물원 건립... 비난여론 거세
  • 김용숙 기자
  • 승인 2020.09.04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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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을 단순 오락거리와 눈요기감으로 전락시켜... 시대착오적 행정에 시민 비난과 건설중단 촉구 높아져
민간사업자가 시청사 건물과 주차장을 이용하는 특혜 의혹도 제기... 카라, 오산버드파크 사업 전면 백지화 촉구
오산시 청사에 건립되고 있는 '동물감옥' 실내 체험 동물원 오산버드파크 공사 현장(위). 경주 버드파크를 찾은 관람객이 앵무새를 아무 제재없이 접촉하고 있다(아래). (사진=동물권행동 카라)[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오산시 청사 건물에 동물을 오락거리와 눈요기감으로 전락시키는 실내 체험 동물원이 건립되고 있어 시대착오적 행정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copyright 데일리중앙
오산시 청사에 건립되고 있는 '동물감옥' 실내 체험 동물원 오산버드파크 공사 현장(위). 경주 버드파크를 찾은 관람객이 앵무새를 아무 제재없이 접촉하고 있다(아래).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오산시 청사 건물에 동물을 오락거리와 눈요기감으로 전락시키는 실내 체험 동물원이 건립되고 있어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오산버드파크 사업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오산시는 민간투자 75억원과 시비 10억원을 들여 시청사 2층과 연결된 부지에 4개 층(3972㎡)을 증설하고 그 안에 동물전시와 체험시설인 오산버드파크를 마련해 시민들에게 유휴공간을 제공하겠다며 지난해 9월 지역 주민과 시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축허가를 승인했다.

오산버드파크에는 동식물원이 설치·운영되며 앵무새, 펭귄 등 각종 조류와 열대 양서류, 파충류, 다람쥐, 친칠라, 페럿 등이 전시 및 체험 대상으로 들어오게 된다. 

안 그래도 체험 동물원은 반생태적 환경과 이로 인한 동물복지 저해 문제, 인수공통전염병 문제 등으로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또하나의 체험 동물원이 오산시 주도하에 시청사 건물 안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오산버드파크 사업은 기부채납 방식의 민간투자 사업으로 20년 한도 안에서 민간사업자인 ㈜오산버드파크가 관리운영권을 갖게 되며 이를 이후 오산시에 기부하도록 하고 있다. 

오산시는 이러한 내용의 투자양해각서를 자난 2018년 11월 사업자와 체결했으며 2019년 9월 건축허가를 승인했고 공사를 추진해왔다. 

오산버드파크는 오는 10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오산버드파크는 각종 특혜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먼저 입장료 등과 같은 관리 운영권과 상업적 부대시설 운영권을 20년 간 기부자인 ㈜오산버드파크가 갖는다는 조건이 붙은 기부였다는 점이 논란의 대상이다.

더하여 건축허가 승인 과정에서 오산시가 지역 주민과 오산시 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자 편의부터 봐주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오산시는 반대 여론을 고려한 오산시 의회의 건축허가 승인 연기 촉구에도 불구하고 불과 이틀 만에 오산버드파크 건축허가를 승인했다. 

오산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시청사가 아닌 별도 부지에 계획하는 방안 재검토 △동물복지 차원의 사육관리계획 등 의견을 제시하며 조건부 승인, 오산시 경관위원회에서도 주차장 부족, 환경영향평가 미실시 등의 문제 해결을 제시한 조건부 승인이었다.

하지만 오산시 집행부는 이러한 의견은 뒤로 한 채 건축허가 승인을 일사천리로 밀어부쳤다고 한다. 

오산시는 왜 오산시가 버드파크 부지를 제공하며 민간사업자의 사업비 절감을 고려해 주는 것이냐는 주민들의 항의에도 분명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산버드파크는 경주버드파크를 벤치마킹 하고 있으며 ㈜오산버드파크와 ㈜경주버드파크의 대표는 동일인이다. 

경주버드파크 역시 체험 동물원에 불과한 시설로서 사람과 동물의 접촉이 관리되기는커녕 먹이주기 체험이 권장되고 있으며 동물의 복지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동물권행동 카라의 경주버드파크 현장조사에 따르면 250종 3000수에 이르는 보유동물 전시· 체험 공간을 상시 관리하는 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별관 시설에는 관리자가 일절 보이지 않았으며 특히 야외에 전시된 동물 중 몸에 난 상처가 육안으로 뚜렷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수의학적 처치 또한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자카스 펭귄과 개 등 일부 동물의 심각한 정형행동도 쉽게 목격됐다. 

동물복지 저해 문제는 물론 인수공통전염병 확산 위험 등 시민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산시는 지역 랜드마크에 혈안이 돼 동물감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카라의 고현선 활동가는 4일 "또 하나의 체험 동물원이 그것도 시청사에 들어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오산시는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체험 동물원을 '자연생태체험관'으로 포장해 신규 건립하고 동물을 지역 관광산업에 이용해 사람을 끌어보겠다는 발상 자체를 부끄럽게 여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즉시 공사를 중지하고 사업을 전면 취소해야 한다"고 오산시에 촉구했다.

김용숙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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